[6·1지방선거]"동네 카페를 투표장으로 바꿨어요"

동네 카페나 음식점, 지하철역, 야구장 등이 투표소로 변신했다.

1일 실시된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이전에 볼 수 없던 이색 투표장이 등장, 유권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선거법상 투표소는 투표 지역 안의 학교나 읍·면·동사무소 등 관공서에 설치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장소가 여의치 않을 경우 '기타 선거인이 투표하기 편리한 곳'에 투표소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동네 식당이나 카페도 이날만큼은 영업을 접고 투표소로 탈바꿈했다. 인천 미추홀구의 한 식당을 찾은 유권자들은 이날 아침부터 식사가 아닌 투표를 기다리기 위해 줄을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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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연습장 이색투표소<연합뉴스>

평소 동네 주민 체력단련장으로 활용되는 배드민턴장도 투표장으로 활약했다. 서울 중구의 한 초등학교 야구부 실내훈련장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야구공과 배트가 들어있는 상자가 곳곳에 놓인 채로 투표장 역할을 했다. 서울 성동구의 한 어린이집도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1층 실내놀이방에 가득 차 있던 장난감이 사라지고 투표 상자가 곳곳에 위치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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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의 커피숍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미추홀구 주안4동 제3투표소는 해물탕 음식점에 마련됐다. 인근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차량들은 음식점에 투표소가 차려진 게 신기한지 창문을 내리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미추홀구 주안5동 제3투표소는 자동차영업소에 마련됐다. 영업소 내 차량은 기표소 운영을 위해 외부로 옮겨졌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계양구 계산1동 제3투표소는 인천 지하철 1호선 역에 마련됐다.

이들 이색 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이 벽이 샛노란 투표소의 외벽을 보고 어색하다는 듯이 두리번거리는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각종 유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색 투표장을 찾은 유권자들의 인증샷이 대거 올라왔다.

매번 반복되는 실수나 부정행위 논란도 전국 곳곳에서 제기됐다. 경북 포항시 북구 장성초등학교에 설치된 장량동 제4투표소에서 투표 용지 6장 가운데 5장만 배부된 채 투표가 진행됐다. 선거사무원 A씨의 실수로 비례대표 포항시의원 투표 용지가 빠진 것이다.

또 전남 지역에서는 거소투표 허위작성 등 부정투표 의혹도 제기됐다. 전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1일 거소투표 신고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거소투표 신고서를 허위로 작성해서 신고하고 대리투표 한 A씨와 허위로 거소투표 신고를 한 이장 등 모두 11명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선관위에 따르면 A씨는 고흥군 방문요양보호사로, 선거구민 일가족 4명의 의사 확인 없이 허위로 거소투표 신고서를 작성해서 거소투표 신고인 명부에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 5월 24일 발송된 거소 투표용지를 대리 수령한 후 대리투표한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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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일인 1일 오전 충남 논산 연산초등학교에서 시민들이 투표하고 있다.<연합뉴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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