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盧 13주기 추도식 총출동
文 전 대통령도 5년 만에 방문
여 “국민통합 가치 되새기겠다”
야 “尹 정부·검찰공화국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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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지도부가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오른쪽부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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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이 1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에 총출동했다. 여야는 모두 지금이야말로 '노무현 정신'이 필요한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사뭇 달랐다.

이날 추도식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함께 했다. 우선 문재인 전 대통령은 권양숙 여사, 김정숙 여사,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과 함께 등장했다. 문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을 찾은 건 2017년 추도식에 이은 5년 만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을 비롯해 윤호중·박지현 상임선대위원장, 박홍근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가 추도식을 찾았다.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도 참석했다.

정부 측 인사로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함께했다. 이밖에 문희상 전 국회의장, 한명숙·이해찬·이낙연 전 국무총리, 김동연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 등도 방문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윤호중 상임선대위원장은 “노 전 대통령의 지혜와 용기·혜안이 사무치게 그립다”며 “포기하지 않고, 절망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또 “아마추어 정권의 난폭, 위험 운전을 잘 견제하고 견인하겠다”고 덧붙였다.

검찰공화국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노 전 대통령이 우리 곁을 떠난 지 13년, 노무현 정신이 마음속에 여전히 살아 있다”면서 “윤석열 정부는 대한민국 역사에서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검찰공화국을 향해 속도를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윤석열 정부의 오만과 독주에 맞설 수 있는 지방정부를 세워 우리 민주주의에 힘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주권자인 국민이 위기의 민주주의를 구하고 국가균형발전을 통해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에게 투표해주시길 간절하게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독주로부터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노무현 대통령이 꿈꿨던 새로운 대한민국을 기필코 완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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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국민의힘은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이 생전 강조했던 지역주의 타파 등을 이어받겠다는 의미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님이 생전 추구하셨던 '국민통합'과 '성숙한 민주주의'라는 불굴의 가치는 오늘날 우리 마음속 깊은 의미로 다가온다”며 “우리는 세대·계층·지역 간 여러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정부는 국내외의 어려움과 민생경제 위기 속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또 “그 어느 때보다 노 전 대통령님의 '국민통합'이 시대적 소명으로 다가온다”며 “어떤 반대에도 국민통합을 우선 가치에 두셨던 노 전 대통령님의 용기를 가슴에 되새기겠다”고 다짐했다.

정의당도 '대화·타협'이라는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기렸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대선을 치르면서 깊게 남아있는 정치대립으로 시민은 편을 갈라 싸웠다. 우리 사회는 심각하게 갈라져 있다”고 돌아봤다.


더불어 “관용과 책임의 정치문화를 통해 성숙한 소통과 통합의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것이 지금 우리 정치에 무엇보다 필요하다. 정의당은 반칙과 특권이 없고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정의로운 사회를 향해 보통 시민과 약자를 위한 정치로 나아가겠다”고 했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