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 21대 국회 후반기가 시작하지만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 상임위 구성도 진통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양보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여야 원구성 협상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23일 국회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은 다른 정당이 맡아야 견제와 협치가 가능하다”며 “민주당은 그동안 법사위원장직을 입법폭주 고속도로처럼 써먹은 것부터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원구성 협의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후반기 국회 법사위원장 확보 의사를 노골적으로 내비치는 것에 대한 견제다. 지난해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후반기 국회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는 것으로 합의했지만 최근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에 이어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법사위원장 재논의' '법사위원장 민주당 몫'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권 위원장은 “협치를 거부하고 또다시 입법폭주를 자행하겠다는 선전포고다. 지금이라도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맡기겠다고 선언하는 것이 국민과 여당에 대한 최소한 염치”라며 민주당을 저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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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후반기 법사위원장 자리를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정부가 출발한 시점에서 과반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을 견제하고 의회 차원 지원사격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자리다. '임대차 3법'과 '검수완박 관련법' 등 주요 쟁점 법안들이 민주당 뜻대로 일사천리 처리되는 동안 손놓고 지켜봐야 했던 전반기 국회 상황을 반복할 수 없다는 명분도 있다.

반면에 대선 패배로 야당이 된 민주당 의지도 상당하다. 특히 이번 내각 인선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며 윤석열 정부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라도 법사위원장은 가져와야 한다는 분위기다. 또 한덕수 국무총리 인준을 처리하며 협치를 보여준 만큼 법사위원장은 야당이 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하기로 합의했다는 지적에는 검수완박 관련법 처리 당시 박병석 국회의장 중재안 합의를 먼저 파기한 쪽은 국민의힘이라는 점으로 반박하고 있다.

법사위원장을 놓고 여야가 대치를 계속하면서 후반기 국회도 개문발차가 우려된다. 전반기에는 법사위원장 자리 합의가 무산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보이콧을 선언, 전 상임위 위원장을 민주당 의원들로 채우는 초유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야는 후반기 원구성을 국회의장단을 확정하는 25일까지 마쳐야 하지만 법사위원장에 대한 극적 합의가 없는 한 현재로선 물리적 시간상 가능성이 낮아보인다.

국회 한 관계자는 “원칙대로라면 국회의장단과 함께 상임위 구성도 협의를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지만 법사위원장 문제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30일 후반기 국회는 시작하지만 상임위가 없어 국회를 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