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EU 신차 탄소배출 저감 '최상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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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가 작년 유럽에서 판매한 신차의 평균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이 글로벌 주요 자동차 제조사 가운데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유럽 최대 제조사 폭스바겐과 푸조조차 달성하지 못한 강력한 배출가스 규정을 충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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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이오닉 5.

9일 글로벌 자동차산업 조사기관 자토(JATO)에 따르면 현대차의 2021년 유럽 내 신차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89.8g/㎞, 기아는 91.9g/㎞로 각각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현대차는 16%, 기아는 15% 탄소 배출을 줄였다. 이는 유럽연합(EU)이 작년부터 역내 신차에 적용한 평균 배출가스 기준치 95g/㎞를 충족하는 기록이다. EU의 배출가스 기준치는 세계 주요 시장에서 가장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로 여겨진다. 지난해 테슬라 등 전기차 전문 브랜드를 제외하면 유럽 시장에서 기준치 이내로 배출가스를 줄인 제조사는 현대차·기아와 MG(45.7g/㎞), 르노(86.7g/㎞), DS오토모빌(88.7g/㎞), MINI(90.1g/㎞), 피아트(92.8g/㎞) 7개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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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 시대 전통의 강자로 불리던 현지 제조사 대다수는 기준치 충족에 실패했다. 지난해 유럽 내 판매 1위 폭스바겐(96.3g/㎞)조차 기준치를 초과했다. 푸조(97.9g/㎞)와 스코다(101.0g/㎞), 메르세데스-벤츠(102.4g/㎞), 볼보(103.2g/㎞), BMW(107.3g/㎞) 등도 기준치를 넘었다.

대다수 유럽 현지 제조사는 수익성 확보 등을 이유로 전기차 전환을 미뤄왔다. 이들은 EU가 탄소 중립을 선언하며 강력한 배출가스 규제 정책을 발표하자 뒤늦게 전기차를 쏟아내며 배출가스 저감에 고삐를 죘지만 전동화 전환 속도는 더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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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6.

EU는 작년부터 제조사별 평균 배출가스 기준치 95g/㎞를 충족하지 못하는 제조사에 초과 배출 1g당 95유로 벌금을 부과한다. 벌금에 판매한 차량 수를 곱해 부과하는 초과 배출량 할증료도 신설했다.

현대차·기아가 유럽에서 배출가스 저감 최상위권을 기록한 것은 작년 전기차 판매를 크게 늘린 영향이다. EU가 제시한 평균 배출량 기준에 맞추려면 배출가스가 없는 전기차 판매 확대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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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올해 3월 2022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대차의 중장기 전동화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작년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에도 유럽에서 공격적으로 전기차 물량을 쏟아내며 전동화 모델 판매 비중을 확대했다. 코나 EV와 아이오닉 5, EV6 등 현대차·기아 주요 전기차의 작년 유럽 내 판매 대수는 13만5408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41.2% 늘었다.

현대차그룹은 2045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전동화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배출가스 규제가 가장 까다로운 유럽에선 글로벌 주요 시장보다 5년 빠른 2035년까지 신차 판매 100% 전동화를 실현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전기차 판매 목표는 307만대에 달한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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