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성' 검수완박, 국무회의 통과… 文 “수사·기소 분리에 한 걸음”

文 대통령, 마지막 국무회의 주재
檢 직접수사 범위 '6→2개' 축소
조문 해석따라 범위 늘어날 수도
'반쪽짜리 법안' 분석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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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열린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른바 '검수완박'으로 불리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통과됐다. 이로써 더불어민주당은 마침내 문재인 정부의 개혁 입법 추진 사항 중 하나였던 이른바 '검수완박'이라는 성과를 달성하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재임 마지막 국무회의를 열고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국무회의 문턱을 넘은 검찰청법 개정안은 검찰의 수사권을 제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검찰의 직접수사 대상 범위를 기존 6개에서 2개(부패·경제)로 줄였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이번 개정안에서는 검찰의 '별건 수사'를 제한한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검찰은 경찰로부터 송치받은 사건의 경우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사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권 출범 이후 줄곧 추진한 권력기관 개혁의 연장선에 있다는 취지로 해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그동안 촛불정부라는 시대적 소명에 따라 권력기관 개혁은 흔들림 없이 추진했다. 권력기관의 제도개혁에 큰 진전을 이뤘다”고 돌아봤다. 이어 “검찰수사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선택적 정의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국민의 신뢰를 얻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있다. 국회가 수사와 기소의 분리에 한 걸음 더 나아간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우선 검찰의 직접수사 대상의 경우 '부패·경제 범죄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라는 조문 대신 '부패·경제 범죄 등'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등'이라는 표현으로 인해 해석의 여지가 생겼다. 결국 대통령령에서 수사 범위가 늘어날 수도 있다.

여야 합의 과정에서 또 다른 핵심이던 한국형 FBI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조항이 사라진 점도 남은 과제다. 당초 박병석 국회의장이 제시했던 중재안에는 '1년 6개월 안에 검찰에 남아 있는 부패·경제 관련 범죄 수사권을 중수청에 이관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통과된 법안에는 해당 조항이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검찰은 다음 개정안이 나올 때까지 부패·경제 관련 수사권을 그대로 보유할 수 있게 됐다.

민주당은 법안 통과를 위한 안건조정위 무력화를 위해 '꼼수 탈당'까지 선보였고 필리버스터 저지를 위해 임시회 회기를 쪼개는 '살라미 전술'도 펼쳤지만 법안이 반쪽짜리가 된 탓에 머쓱해진 분위기다. 결국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위해 강행한 것이라는 분석 속에 중도층 어필에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중수청 설치 법안을 조속히 심사해 6개월 내 국회 입법조치를 완성하고 국가수사능력 강화를 위해 나아가겠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법안 통과 과정에서 합의안을 만든 이후 이를 번복하는 등 정치력·협상력 부재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측은 이를 민주당 탓으로 돌리는 모양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민주당이 편법과 꼼수로 검수완박을 처리했다.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뺏어서 범죄로부터 피하고 도피하고 벌을 받지 않겠다는 심산”이라고 했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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