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현 티알엔·티캐스트 대표 겸직
양사 경영·재무담당 임원도 일원화
컨설팅 통해 기업 성장전략 마련
OTT 관심…M&A 추진 등 검토
태광그룹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계열사 티캐스트 대표이사로 오승현 티알엔 대표를 선임했다. 강신웅 전 티캐스트 대표가 일신상 이유로 사임한 데 따른 후속 인사다.
오 대표는 이달부터 태광그룹 내 미디어 계열사 티캐스트와 티알엔 대표를 겸직한다. 양사 경영·재무담당 임원도 일원화했다. 티캐스트·한국케이블텔레콤 경영지원팀장을 거친 김병조 상무가 티캐스트·티알엔 경영기획실장을 겸임한다.
태광그룹이 미디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재무담당 임원을 일원화해 미디어사업 수익성 개선과 경영 효율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오 대표는 상품통으로 평가된다. GS홈쇼핑·NS홈쇼핑을 거쳐 건강기능식품기업 HL사이언스에서 임원을 역임했다. 티캐스트는 E채널 등 10개 채널을 운영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고 티알엔은 T커머스 '쇼핑엔티'를 운영한다.
오 대표가 별도 PP 재직 경험은 없지만 홈쇼핑 송출수수료·프로그램 사용료 등 올해 유료방송 시장 화두인 방송채널 대가산정 제도 개선 등 정부 정책·규제에 양사가 공동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광은 현재 보스턴컨설팅그룹(BCG)으로부터 경영 컨설팅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태광그룹 미디어사업 재편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디어 계열사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태광그룹은 2019년 SK텔레콤에 티브로드를 매각할 당시 티캐스트 매각도 추진했지만 인수희망사업자와 가격 등 이견으로 불발된 바 있다.
또 태광그룹 오너 이호진 전 회장이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으로 급부상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전해져 PP와 T커머스 등 전통 미디어사업 매각 가능성이 거론된다. OTT에서는 기존 사업자를 인수하거나 자체 OTT '바바요'를 론칭하는 IHQ처럼 신규 서비스를 시작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에선 티캐스트 인수 후보군으로 티브로드를 인수한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티알엔 인수 후보군에는 NH농협과 우체국, 홈앤쇼핑 등을 거론한다.
티캐스트 경영진 변화는 그룹 전체 계열사 새판짜기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 전 회장이 출소한 이후 태광산업·흥국생명·흥국화재 등 화학·금융계열 대표가 일제히 교체됐다. 오 대표도 이 과정에서 티알엔 대표로 신규 선임됐다.
태광그룹은 컨설팅을 통해 실적 개선과 사업 포트폴리오 효율화·신성장동력 확보 등 기업 전략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회장 부재 기간 경영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 겸 쇄신책 마련 차원이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각사 컨설팅은 현재 진행 중”이라면서 “(매각·사업 재편 등과 관련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