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침체에 빠진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빠른 배송으로 활로를 모색한다. 편의점, 식자재마트와 경쟁에서 밀린 오프라인 사업을 온라인에서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도심 속 준대규모 점포 입지 특성을 살려 근거리 배송 거점 역할을 강화하는데 집중한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대기업 SSM 4사(롯데슈퍼·이마트에브리데이·홈플러스익스프레스·GS더프레시)의 올 1분기 합산 매출액은 작년 동기대비 1.5% 줄었다. 2020년 4분기 이후 6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연간 매출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역성장한데 이어 올해까지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점포 수도 줄고 있다. 전국 SSM 매장은 2020년 1138개에서 지난해 1103개로 감소했다. 코로나19 이후 e커머스 성장에 따라 하락폭도 더욱 두드러졌다. 2019년 1.5%였던 매출 감소율은 2020년 4.8%, 지난해는 9.1%에 달했다. 이로 인해 롯데슈퍼는 지난해 50억원 적자를 냈고, 다른 업체들도 가까스로 흑자는 거뒀지만 영업이익 감소는 피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기존 점포 매출 부진이 지속된데다 편의점, 식자재마트와 신선식품·생필품 영역에서 경쟁 강도가 높아지면서 수익 개선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의무휴업 등 영업규제를 적용받는 SSM과 달리 식자재마트는 규제에서 자유로워 상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SSM 업체들은 근거리 배송 거점 역할을 강화해 반격에 나선다. 도심 속 입지를 갖춘 준대규모 점포 특성을 살려 온라인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포석이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자체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퀵커머스 서비스를 전략 육성한다. 지난해 시범 론칭한 스피드 e장보기를 올해 145개점으로 확대했다. 이달부터 주문시간도 기존 오전 10시부터 저녁 11시에서 오전 7시부터 익일 새벽 2시까지로 대폭 늘렸다.
올해는 배송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스피드 e장보기보다 배송 속도를 단축한 스피드 퀵배송 서비스를 내놨다. 자체 배송이 아닌 배달대행사와 협업을 통해 빠른 배송을 제공한다. 현재 서울 수도권과 강원·충청·전라·경상 등 38개점에서 스피드 퀵 장보기를 운영 중이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도 1시간 즉시배송 서비스를 통해 성과를 거뒀다. 올 1분기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즉시배송 매출은 작년 동기대비 980% 늘었다. 홈플러스는 작년부터 익스프레스 250여개 점포에 온라인 물류 기능을 장착해 1시간 즉시배송 서비스에 나섰다. 기존 영업 중인 매장을 활용해 빠르게 배송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다.
SSM은 차별성과 장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라스트마일 거점 역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대형마트보다 주거지와 물리적 접근성이 좋고 슈퍼마켓 특성상 도심 마이크로 물류센터나 편의점보다 신선식품 구색이 다양하다. 기존 점포 자산을 활용하기 때문에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