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韓 반도체 허브, 파격 지원하라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 램리서치가 한국에 연구개발(R&D)센터를 열었다. 경기 용인에 3만㎡ 규모의 캠퍼스를 조성, 반도체에 적용할 증착·식각 기술 개발에 나섰다. 램리서치는 연 매출이 20조원에 육박한다. 웨이퍼를 깎아 내는 식각 분야 1위 기업이다. ASML,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도쿄일렉트론(TEL)과 함께 4대 반도체 장비사로 꼽힌다. 이들 장비 없이는 세계 반도체 산업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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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시 지곡산업단지 내 램리서치 코리아테크놀로지센터 전경

그만큼 중요하고 핵심적인 기술을 보유한 램리서치의 한국 R&D센터 설립은 의미가 매우 크다. 반도체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면서 각국이 반도체 자립을 선언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램리서치는 한국행을 택했다. 이유는 세계를 선도하는 기업이 한국에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0조원 규모의 메모리 시장을 압도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데다 향후 10년 이상도 주도권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 저변에 깔렸다. 세계 최대 장비업체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역시 한국 내 R&D를 물색하고 있는 이유다. 앞으로 ASML만 진출하면 4대 장비사의 R&D가 모이는 명실상부한 기술 허브로 거듭날 것이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을 강화할 기회는 앞으로 더 열려 있다.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 후 삼성·SK가 공급망 안정화를 추진하자 미국, 일본, 독일 등 소재 기업이 한국 진출과 투자를 확대했다. 모두 한국 반도체의 힘이고 저력이다.

미국, 일본, 유럽, 중국 등이 반도체 투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우리도 해외 우수 기업이 더 많이 한국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길 바란다. 전보다 과감하고 파격적인 지원이 새 정부에서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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