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글로벌 1위 상품 메모리반도체와 스마트폰으로 창사 이래 최대 분기 매출 기록을 냈다.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업황 부진 우려 속에서도 반도체 부문에서 8조원 이상 흑자를 올리며 다시 한번 힘을 입증했다. 모바일 사업은 갤럭시S22가 게임최적화서비스(GOS) 논란과 부품 수급난 속에도 초기 흥행에 성공하며 호실적을 뒷받침했다. 소비자가전 사업도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삼성전자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연간 최고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DS부문, 비수기 불구 '반도체의 힘' 입증
삼성전자 반도체사업(DS)은 1분기 반도체 비수기에도 견실한 실적을 기록,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견인했다. 삼성전자 DS부문 1분기 매출은 26조8700억원, 영업이익은 8조4500억원이다. 31.4%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메모리 분야는 서버향이 호실적 일등 공신이 됐다. 서버용 메모리는 역대 최대 분기 판매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서버용과 PC용 수요에 대응, 포트폴리오 전환한 것이 주효했다. 삼성전자 서버향 D램 판매 비중도 꾸준한 증가세로 알려졌다. 메모리 가격 역시 예상보다 하락세가 완만해 시장 전망을 상회하는 실적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서버 중심 수요 견조세에 적극 대응한다.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 제품 포트폴리오 질을 지속적으로 높일 계획이다. 한진만 삼성전자 부사장은 “12나노 메모리 개발 계획도 안정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이후 노드도 계획에 맞춰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스템LSI는 모바일 비수기 영향으로 시스템온칩(SoC)과 이미지센서(CIS) 공급이 감소했다. 그러나 긍정적 환영향과 판가 인상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시스템LSI는 SoC와 이미지센서 등 주요 부품 공급 극대화에 집중한다.
삼성전자는 시장 우려 속에서도 안정적 파운드리 수율 궤도에 진입, 사업 전선에 이상이 없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5% 성장, 역대 1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첨단 공정 비중도 확대됐다. 특히 2분기 업계 최초로 양산을 추진하는 3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도 당초 계획대로 진행한다.
강문수 삼성전자 부사장은 “1세대 GAA 공정(3GAE) 품질 검증을 완료했고 2분기 업계 최초 양산을 통해 경쟁사 대비 기술 우위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미주와 유럽 등 글로벌 고객사 공급 확대로 신규 수주를 늘려갈 예정이다.
디스플레이는 1분기 매출 7조9700억원, 영업이익 1조90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형 패널은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스마트폰 주요 고객사 판매 호조와 게이밍 등 신규 응용처 판매 확대가 한몫했다.
삼성은 거시 경제 요인에도 불구하고 주요 고객사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게이밍 등 수요 확대로 중소형 패널의 견조한 실적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형 패널은 Q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TV 출시로 매출 증가와 적자 폭 축소가 전망된다. LCD 생산은 예정대로 단계적으로 축소한다.
◇DX부문, 갤럭시S22·네오 QLED·비스포크 등 호실적 뒷받침
모바일과 가전사업을 담당하는 DX부문은 1분기 매출 48조700억원, 영업이익 4조5600억원을 기록했다. MX사업부는 신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 시리즈 출시에 힘입어 매출이 크게 성장했다. 한때 GOS 논란에 휩싸이며 흥행에 적신호가 켜지기도 했지만 경영진 사과와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며 판매량을 지속 확대했다.
MX사업부는 1분기 매출 32조3700억원, 영업이익 3조82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분기 대비 12%, 44% 증가한 수치다. 갤럭시S21 시리즈를 선보인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도 매출은 11% 증가했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부품 공급 부족, 마케팅 비용 증가 등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 영업이익은 13% 감소했다.
MX사업부 실적 성장을 견인한 갤럭시S22 시리즈는 최상위 '울트라' 모델에 S펜을 내장한 갤럭시노트 경험 통합으로 신규 스마트폰 구입 대기 수요를 성공적으로 흡수했다. 갤럭시S22 시리즈 글로벌 판매는 전작 대비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판매량 역시 출시 43일 만에 100만대를 돌파, 역대 갤럭시S 시리즈 가운데 3번째로 빠른 기록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 경험을 통합한 갤럭시 S22 울트라를 중심으로 플래그십이 판매 호조를 보였다”며 “플래그십 경험을 가미한 중가 5G 신모델이 호평을 받은 가운데 프리미엄 태블릿과 워치 등 갤럭시 생태계 제품군도 견조한 판매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에는 전 세계 부품 공급 부족이 해소됨에 따라 갤럭시S22 시리즈와 중저가 5G 스마트폰 라인업 판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2 시리즈 관련 공급을 안정화, 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주요 부품 공급 상황이 개선되는 가운데 플래그십과 중저가 모델 판매 확대로 전년 대비 매출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글로벌 공급망을 활용해 거시경제 영향을 최소화하며 견조한 수익성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5G 통신장비 등 네트워크 사업은 국내외 통신사업자에게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하면서 신규 수주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다. 북미 주요 이통사 5G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고 유럽과 중남미, 중동 등 신흥 시장 5G 상용화가 본격화됨에 따라 추가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
TV와 냉장고·세탁기 등을 판매하는 소비자가전 부문은 네오 QLED, 초대형 고부가 TV, 비스포크 등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올해 1분기 15조5000억원 매출을 올렸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고부가 전략제품 판매 확대로 시장 수요 감소 상황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성장하고 이익도 개선됐다. 다만 글로벌 물류비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조1000억원)보다 줄어든 8000억원을 기록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