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디지털 전환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새 정부가 '제조 디지털 플랫폼'을 구성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제조 현장의 자율화·무인화가 가속화하는 새 패러다임을 맞아 '디지털 트윈' 같은 가상공간 구축을 지원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장영재 KAIST 교수는 1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1차 산업 디지털 전환 포럼'에서 이 같이 제안했다.
장 교수는 새로 출범하는 정부에서 산업계를 중심으로 한 제조 디지털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정부에서 플랫폼 정부를 얘기하고 있지만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최근 제조 산업이 자동화·지능화 단계를 넘어 무인화·자율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율화'로 로봇이 주위를 인식해 스스로 알아서 상황을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며 학습까지 할 수 있다. '무인화'로 사람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상황에 맞게 설계, 운영, 유지보수를 할 수 있다.
특히 산업계가 '디지털 트윈'을 바탕으로 한 제조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상호 연구개발과 수요·공급기업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일환으로 '제조 무인화·자동화 디지털트윈(DUAM) 플랫폼'을 제시했다.
장 교수는 “디지털 플랫폼과 기술을 활용해 가상공간에서 검증할 수 있는 단계에 이미 와 있다”면서 “중견·중소기업, 로봇, 정보기술(IT) 업체가 제조 생태계를 만들려면 디지털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우리나라 기업이 소프트웨어(SW)와 로봇 업체 경쟁력이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국내 대부분 업체는 시스템통합(SI)성 프로젝트 형태이며, 산업 디지털 전환을 위한 장기 전략이나 연구개발(R&D)은 하지 못하고 있다. 로봇 업체들은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대규모 로봇을 생산하기에는 영세하다.
장 교수는 “국내 로봇업체들은 10~20대 로봇을 만드는 수준으로 영세하고, SW 기술력도 없다”면서 “클라우드를 통해 원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구독 베이스로 가는 모델로 가야하고, 대량 로봇을 운영하면서 제조 시스템과 협업하는 프레임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