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최측근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발탁됐다. 1~2차 조각 인선 중 가장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윤 당선인은 “절대 파격인사가 아니다”라며 법무부 장관 적임자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한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법치주의를 지켜낼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한 후보자는 윤 당선인 검찰 재임 시절 SK 분식회계 사건과 대선 비자금 사건, 현대차 비리 사건, 외환은행 매각 사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등을 함께 수사한 최측근 인사다.
특히 한 후보자를 '진영을 가리지 않는 권력비리 수사의 상징' '수년간 이어진 온갖 핍박에 맞선 상식과 정의'라고 지칭한 것도 눈여겨볼만하다.
한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와 윤 당선인 간 갈등의 시발점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를 이끌다 4차례 좌천을 당한 이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과 검찰이 공모해 수감자를 협박했다는 내용의 '검언유착' 의혹에 연루돼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여권과 여론 압박을 받았지만, 지난 6일 서울중앙지검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최종 무혐의 처분했다.
1973년생인 한 후보자는 사법고시 37회, 사법연수원 27기 출신이다. 김오수 검찰총장(연수원 20기)보다 7기 후배다. 한 후보자는 이같은 지적에 대해 “대한민국은 이미 20∼30대 여야 대표를 배출한 진취적인 나라”라면서 “거의 50세가 됐고, 이분야에서만 20년 넘게 근무했다. 이정도 경력을 가진 사람이 나이나 경력 때문에 장관직을 수행하지 못할 나라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외교부와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는 각각 박진, 권영세 의원이 선택됐다. 둘 모두 윤 당선인의 대선을 도우며 내각 인선에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던 인물이다.
특히 권영세 의원은 당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지만, 윤 당선인이 적극적으로 내각 참여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후보자는 검사 출신 4선 의원으로, 대선에서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윤 당선인 승리를 이끈 인물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국정 청사진을 그리는데도 앞장섰다. 윤 당선인의 서울대 법대 2년 선배로, 공안통 검사 출신이다. 지난해 당 대외협력위원장으로서 윤 당선인의 국민의힘 입당을 성사시키는 역할도 했다.
박진 후보자는 이날 인선 발표에 함께 하지 못했다. 윤 당선인과 미국 정부간 가교역할을 위해 미국을 다녀온 뒤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기 때문이다. 박 후보자는 외무부 공무원 출신으로 16·17·18·21대 국회의원을 지낸 4선 현역 의원이다. 국내외에서 대미외교 전략통으로 인정받고 있다.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조승환 전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장이 지명됐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 후보자는 27년간의 공직 경험과 해운물류, 해양수산 분야에서의 실무 경험을 가진 해양 R&D(연구개발)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해수부 연안계획과장, 부산지방해양수산청 항만물류과장, 인천지방해양항만청 인천항건설사무소장,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원장을 역임했다. 조 후보자는 “해운산업은 우리들만의 경쟁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국제와 경쟁해야 한다”며 해운담합에 대한 공정거래법 적용을 제외하고 해운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김대기 전 통계청장을 지목했다. 김 비서실장 내정자는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대통령 경제정책비서관, 이명박 정부에서는 통계청장과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역임했다.
김 내정자는 경제통 대통령 비서실장으로서 어떤 역할을 부여받았냐는 질문에 대해 “(당선인이) 여러 번 말했지만, 저희는 청와대가 일하고 정책을 만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정책이나 그런 것은 총리 주재 하에 그런 데에서 하고 저희는 지원하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윤 당선인은 김 내정자에 대해 “경제 전문가이면서 정무 감각을 겸비하고 있다”며 “다년간의 공직 경험과 경륜을 바탕으로 성공적 국정 운영을 뒷받침할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