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BMW i4, 작정하고 만든 '갓성비' 전기차

전기차 단점 '주행 이질감' 없애
제로백 5.7초 가뿐한 가속 자랑
브랜드 특유 '스포츠 성향' 설계
회생 제동 등 배터리 효율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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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i4.

“BMW가 정말 작정하고 만들었네….”

i4를 시승한 소감이다. 달리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BMW 차량 특유의 감성에 전기차 단점으로 꼽히는 주행 이질감을 없앴다. 지금껏 체험한 6000만원대 국산·수입 전기차와 비교해 주행 성능과 안전·편의 장비, 품질 등 전체적 상품성 면에서 분명 우위에 있었다. BMW 엠블럼이 주는 브랜드 가치는 덤이다. 출시 전 사전 예약에서 3700대 이상을 기록할 만큼 뜨거운 소비자 반응이 이해됐다. 인천 영종도와 강화도를 왕복하며 고속도로, 국도까지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 i4를 체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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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i4.

i4는 BMW가 처음 내놓은 준중형급 전기 세단이다. 전용 플랫폼을 쓰는 대신 4시리즈 그란 쿠페를 기반으로 한 파생 전기차다. BMW 고유의 역동적 주행 성능을 물려받으면서 4도어 쿠페만의 우아하고 날렵한 디자인, 장거리 주행을 지원하는 실용성을 균형감 있게 조합했다. 국내에 i4는 eDrive40과 M50 두 가지로 판매한다. 주력 모델은 eDrive40이며, BMW 고성능 브랜드 M이 만든 M50이 마니아층을 공략한다.

i4는 BMW가 그동안 축적한 전동화 기술을 총집약했다. 최신 전기화 드라이브 트레인 '5세대 eDrive'의 전기모터는 가속 페달을 조작하는 즉시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넓은 영역에서 최대토크를 유지해 어떠한 주행환경에서도 페달에 힘을 주면 쾌적하게 가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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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i4.

시승차인 eDrive40는 1개의 전기모터를 탑재한 후륜구동 모델로 합산 최고출력은 340마력, 최대토크 43.8㎏·m를 발휘한다. 100㎞/h까지 5.7초 만에 가뿐히 가속한다. 폭발적 힘은 아니나 일상 주행에서 부족함 없는 성능이다. 최고속도는 190㎞/h 부근에서 제한된다. 고성능 사륜구동 모델 M50은 2개 전기모터를 바탕으로 합산 최고출력 544마력을 발휘, 100㎞/h를 3.9초 만에 도달한다.

가장 인상적 특징은 진동과 소음이 적은 전기차를 탔을 때 느껴지는 내연기관차와의 이질감을 최소화했다는 점이다. BMW는 i4 개발 당시부터 세계적 작곡가 한스 짐머와 협업해 'BMW 아이코닉 사운드 일렉트릭'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가속 페달 조작 정도와 속도에 따른 피드백을 적절히 제공한다. 쾌적한 승차감은 물론 달리는 맛까지 살린 매력적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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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i4 실내.

믿음직한 주행 감각은 '역시 BMW답다'는 생각이 든다. 차체는 BMW 특유의 스포츠 성향 설계 기술을 반영했다. 고속 주행 시 높은 비틀림 강성과 0.24Cd에 불과한 공기저항계수로 뛰어난 주행 안정성을 보여준다. BWM 3시리즈 세단보다 최대 53㎜ 낮은 차체 무게 중심과 50:50에 가까운 앞뒤 무게 배분, 넓은 윤거(좌우 타이어 간 거리)는 정교하면서도 안정적 코너링 성능을 유도한다. 리어 서스펜션에는 에어 스프링을 장착했는데 요철을 잘 걸러내면서 롤링을 억제해 편안한 승차감을 전달한다.

배터리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도 갖췄다. 적응형 회생 제동 기능을 포함해 총 4가지 회생 제동 모드를 탑재했다. 적응형 회생 제동은 인공지능(AI)이 주변 상황과 교통 흐름을 다각적으로 판단, 회생 제동 강도와 관성 주행 여부를 스스로 조절해 에너지 회생 효율을 최적화한다. 회생 제동하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다른 전기차와 달리 운전자가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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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i4 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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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i4 커브드 디스플레이.

더 강력한 회생 제동을 원하면 기어 레버를 B모드에 두면 된다. B모드에서는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것만으로도 가장 센 회생 제동이 이뤄진다. 정차까지 가능해 브레이크 없이 '원 페달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

배터리는 삼성SDI가 공급하는 84㎾h 용량을 탑재했다. 1회 충전 주행 거리는 eDrive40 429㎞, M50 378㎞이다. eDrive40 시승 당일 전비는 인증 수치와 같은 4.6㎞/㎾h를 기록했다. 충전 속도도 빠르다. 최대 205㎾ 출력 DC 고속 충전 스테이션에서 충전 시 10분 만에 최대 164㎞ 주행거리를 확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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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i4 1열 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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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i4의 2열 시트를 접은 모습.

목적지에 내려 차량 내·외관을 천천히 살폈다. 외관은 BMW 4시리즈 그란 쿠페 비율을 그대로 가져왔다. 슬림하게 디자인한 헤드라이트와 i4 전용 더블 키드니 그릴, 전면 범퍼 양쪽 수직형 에어 커튼이 조화를 이뤄 강렬한 인상이다. 측면의 프레임리스 도어와 앞에서 뒤로 부드럽게 흐르는 듯한 유려한 루프 라인으로 쿠페 디자인 특유의 우아하면서도 역동적 실루엣을 완성했다.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한 실내는 대시보드 상단에 12.3인치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와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BMW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자리 잡았다. 새롭게 탑재한 8세대 iDrive는 운전자와 자동차 간 상호작용을 확장해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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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i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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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i4.

아쉬운 점도 있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앞 좌석 전동 기능이 빠져 수동으로 조절해야 했다. BMW는 부품 문제가 해소될 2분기 이후 전동 기능을 추가해 판매하겠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뒷좌석이 좁다는 평가도 있는데 몸집이 큰 성인이 아니라면 무난한 공간이다.

i4는 최고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보여준다. 고가의 배터리와 모터를 얹고도 기존 4시리즈 그란 쿠페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표를 내놨다. 독일 현지 가격과 비교해도 1000만원 이상 저렴하다. i4 가격은 eDrive40 M 스포츠 패키지 6650만원, eDrive40 M 스포츠 프로 7310만원이다. M50은 8490만원, M50 프로 8660만원이다.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면 지역에 따라 eDrive40 기준 최대 약 580만원을 지원받는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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