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주변에서 병력 대부분을 철수하고, 돈바스 등 동부 지역에 집중공세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당국도 해당 지역 주민에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텔레그램을 통해 6일 돈바스에 속하는 루한스크(루간스크) 및 도네츠크와 하르키우 지역 주민의 즉각적인 대피를 촉구했다.
베레슈크 부총리는 “지금 당장 대피해야 한다”라며 “더 늦으면 민간인은 죽음의 위협을 받게 될 것이다. (러시아의) 사격 중단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지난주 키이우(키예프) 인근과 북부 지역에서 병력을 철수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후 우크라이나의 지배하에 있는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 점령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혀 해당 지역의 긴장감이 높아졌다.
앞서 세르히 가이다이 루한스크주 주지사도 러시아가 군대를 재편한 후 루한스크를 포함한 돈바스 지역에 대한 새로운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대피할 것을 촉구했다.
가이다이 주지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 측이 허락한다면 우리는 모든 주민을 데리고 나올 것”이라며 “지금까지 봤다시피 러시아군은 (민간인 대피를 위한) 휴전을 항상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경고했다. 안전한 대피가 가능한 현 시점 민간인들의 자발적인 대피를 호소했다.
하르키우 지역 주민에게는 공격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서 먼저 조직적으로 대피할 것을 요구했다. 이호르 테레호프 하르키우 시장은 “모두가 도시를 버릴 필요는 없다”며 “우리 팀 전체가 (하르키우에) 남아있다”고 진정시켰다.
한편, 한달 이상 봉쇄된 마리우폴에서는 이날 주민 1000여 명이 인근 도시로 대피했다고 국제적십자위원회가 밝혔다. 적십자위원회는 자가용 승용차 등을 이용해 마리우폴을 빠져나온 주민들을 인근 자포리자까지 이동하도록 호위했다고 전했다. 적십자는 최근 버스를 동원해 마리우폴 주민 대피를 시도했으나, 러시아군의 비협조로 시내로 들어가지 못했다. 바딤 보이쳰코 마리우폴 시장은 확인된 마리우폴 민간인 사망자는 5000여 명에 달하며, 이 중 210명이 어린이였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