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LG전자 등 국내 제조기업 4사가 올해 74조원대 설비투자를 예고했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38조7057억원)과 비교하면 87% 늘어난 규모다.
31일 각사 사업보고서와 증권사에 따르면 올해 삼성, 현대차, SK, LG 4대 그룹의 간판 제조기업 설비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약 3% 늘어난 74조3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 설비투자(48조2222억원) 기록을 상회하는 50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했다. 인텔, TSMC 등 해외 경쟁사가 올해 최대 규모로 설비 투자를 예고한 만큼 이에 대응하는 차원이다.
현대차도 공격적인 설비투자를 예고했다. 설비투자(공장 신·증설 및 보완투자 기준)는 최근 3년간 연간 1조8000억원대에 머물렀다. 올해에는 전년 대비 65.9% 늘어난 3조348억원 투자 계획을 세웠다. 핵심 전략 방향인 친환경 미래차 생산을 위한 설비 고도화가 목적이다.
SK하이닉스도 전년 대비 27.2% 늘어난 17조원대 설비 투자가 예상된다. 지난해 처음으로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에서 매출 1위에 오른 LG전자도 늘어나는 가전 수요에 맞춰 올해 전년 대비 35% 증가한 4조2965억원의 설비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주요 제조사는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투자를 보수적으로 집행했다. 2020년 기준으로 SK하이닉스(-22.4%), LG전자(-12.3%)는 전년 대비 설비투자 비용을 크게 줄였다. 현대차는 소폭 증가(2.2%)에 머물렀다. 삼성전자만 전년 대비 투자를 40% 이상 공격적으로 늘렸다. 이주완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중국, 유럽 등 국가별로 투자를 요구하는 데다 물류 등 공급망 이슈로 거점별 생산시설을 분산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 올해 주요 기업의 설비투자는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료:사업보고서 및 증권업계(현대차 설비투자는 사업보고서상 공장 신·증설 및 보완투자액 기준. 2022년 전망치는 현대차·LG전자는 사업보고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증권사 예상치 각각 취합)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정다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