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4월 1일 세계 5번째로 운행을 시작한 고속열차 KTX가 올해로 개통 18주년을 맞았다.
국민 이동과 만남을 간편하게 만들고 굵직한 국제행사 파트너로, 지역 균형 발전에 기여한 일등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KTX가 18년간 전국 8개 노선에서 8억8659만명을 태우고, 5억5465만㎞를 운행했다고 31일 밝혔다.
대한민국 국민 한 사람당 17번 이상 KTX를 탄 셈이고, 약 4만㎞인 지구 둘레를 1만3870바퀴 돌 수 있는 거리다.
모든 승객이 이동한 거리를 합치면 2262억㎞에 달한다. 지구에서 태양까지 거리(1억5000만㎞)의 1500배가 넘는다.
코레일은 경부선(서울~부산)과 호남선(용산~목포) KTX 운행을 시작으로 고속철도 수혜지역을 전국 각지로 넓혀왔다.
2010년 경전선(서울~진주), 2011년 전라선(용산~여수엑스포), 2015년 동해선(서울~포항), 2017년 강릉선(서울~강릉), 2021년 중앙선(청량리~안동), 중부내륙선(부발~충주)까지 차례로 KTX가 개통됐다.
최고속도 300㎞의 KTX 등장으로 사람 이동과 만남이 간편해지면서 여행 문화와 생활패턴이 달라졌다. 여행지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여행 빈도가 늘어나면서 지역교류와 경제성장을 가속화하는데 기여했다.
지난해 새로 도입한 국내 최초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KTX-이음은 청량리에서 제천까지 1시간, 안동까지는 2시간이면 갈 수 있으며, 부발(이천)에서 충주까지 35분 만에 갈 수 있다.
KTX 하루 운행횟수는 358회(주말 기준)로 개통 초기 132회에 비해 2.7배 이상 늘었고, 20개였던 정차역도 66개가 됐다. 운행노선은 2개에서 8개로 늘었다.
하루 이용객은 7만2000명에서 2019년 18만명으로 2.5배까지 늘었으나 2020년부터 지속된 코로나 상황으로 지난해 일평균 13만8000명 수준에 머물렀다.
하루 이용객 수가 가장 많은 역은 5만5000명(2021년 기준)이 넘게 타고 내린 서울역이며, 이어 동대구역이 일평균 약 2만4000명, 광명역 2만명으로 집계됐다.
모바일과 연계한 승차권 구입도 갈수록 편리해졌다. KTX 개통 당시 전체 이용객의 85%가 역 창구에서 승차권을 구입했지만, 지금은 85.5%가 모바일 앱 '코레일톡' 등 비대면으로 발권한다.
KTX 고객은 모든 좌석에서 휴대폰,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 충전용 콘센트와 USB 포트를 이용할 수 있다. 무료로 제공되는 무선인터넷(와이파이) 서비스는 오는 7월부터 속도가 3배 빨라진다.
나희승 코레일 사장은 “KTX는 시간과 공간을 압축했으며 관광, 비즈니스, 새로운 생활권을 탄생시키고 지역 균형 발전에 기여해 대한민국 대표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며 “18년간 KTX를 응원해주신 국민 성원과 운영 노하우를 발판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 세계적인 교통서비스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대전=양승민기자 sm104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