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 전기차는 최초는 아니지만 '최고'가 될 것입니다.”
스테판 윙켈만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이하 람보르기니) 회장은 지난 25일 전자신문과 영상 인터뷰에서 “앞으로 5년간 18억유로(약 2조4197억원)를 전동화에 투자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람보르기니는 내년 첫 번째 하이브리드 모델을 시작으로 2024년까지 모든 라인업에 대한 전동화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제품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50% 감축을 목표로 삼는다. 궁극적으로 2028년 100% 순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슈퍼카에 있어 전동화는 쉽지 않은 과제다. 윙켈만 회장은 미래에 등장할 람보르기니 전기차에 대해 “소비자가 원하는 지속 가능한 차량, 현재의 내연기관보다 더 뛰어난 퍼포먼스를 발휘하는 차량을 내놓을 것”이라며 “람보르기니만의 DNA를 지닐 것으로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다른 완성차 브랜드가 출시한 여러 전기차를 시승해봤다는 그는 동급 모델 사이에서도 차이점이 크다는 점을 체감했다고 강조했다. 람보르기니 우루스가 포르쉐 카이엔, 벤틀리 벤테이가, 아우디 Q8 등과 플랫폼을 공유하나 차량 성격은 완전히 다른 것처럼 람보르기니 전기차 역시 폭스바겐그룹 시너지를 활용하면서 브랜드 DNA를 유지하겠단 전략이다.
윙켈만 회장은 전동화가 운전의 즐거움을 반감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배터리나 충전 등 전동화 기술과 함께 코너링 성능이나 핸들링 등 주행 감성에 대한 연구에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 전동화 모델은 두 가지 약속을 달성해야 한다”면서 “첫 번째로 배출량을 줄이는 것, 두 번째로 과거 내연기관보다 퍼포먼스가 우수할 것을 목표로 삼겠다”고 말했다.
람보르기니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 여러 악재 속에서도 지난해 전 세계에서 8405대를 인도하며 전년 대비 13% 성장했다. 윙켈만 회장은 “코로나19 봉쇄가 해제된 이후 (슈퍼카) 시장은 탄탄하게 재성장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일상생활로 돌아오면서 (차량에)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람보르기니 성장을 가속할 신차 출시도 준비 중이다. 올 여름 우라칸과 우루스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는다. 장기적으로 라인업에 네 번째로 추가할 전기차를 선보인다. 아벤타도르와 우라칸, 우루스의 뒤를 잇는 네 번째 모델이다. 신차는 일상에서의 활용성과 자율주행 기능까지 갖춘 2도어 그랜드투어링(GT)카의 2+2인승 또는 4인승 형태가 유력하다. 배터리 무게를 낮추고 성능을 높이며 람보르기니 특유의 주행 감성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윙켈만 회장은 한국 시장에 대한 각별한 관심도 표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핵심 시장이자 람보르기니 미래 계획의 중요한 이정표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치켜세웠다. 작년 한국은 354대의 람보르기니를 인도해 전 세계 시장 중 8위로 올라섰다.
그는 “중국과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아시아 시장인 한국은 젊은 고객이 많으며 기술 분야에 큰 관심을 보인다”며 “앞으로 추가 네트워크 확보 가능성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