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국내 주요 기업 영업이익이 평균 5%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은 올해 투자를 줄일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시장조사업체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1000대 제조 기업 151개사를 대상으로 '국제유가 급등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80.1%는 유가상승이 기업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27일 답했다.
유가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된다는 기업은 전체 76.2%에 달했다. 영업이익은 평균 5.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상승으로 기존 투자계획을 축소하려는 기업은 76.2%로, 축소 규모는 평균 2.7% 수준이었다. 기업 64.3%는 5% 이내 범위에서 투자를 축소할 계획이었다.
조사기업 중 70.1%는 유가가 150달러 이상이 되면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봤다. 적자 전환 유가는 평균 142달러로, 현재 수준인 100달러에서 적자로 전환된다는 기업도 13.2%나 됐다. 특히 유가가 200달러 이상이 될 경우 모든 기업은 공장 가동 중단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유가 상승 대응으로 원가절감(32.8%), 제품 가격 인상(24.3%), 대체 에너지 사용 확대(11.2%), 신규 투자 등 생산성 향상(10.7%)을 꼽았다. 정부 지원 정책으로는 원유 관세 인하(37.1%), 해외자원 개발 등 안정적 에너지 수급처 확보(25.6%), 정부 원유 비축물량 방출(14.1%), 유류세·액화천연가스 할당 관세 인하 연장(13.3%) 등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피해로 원유 수급·가격 상승 피해(35.8%), 석유화학 원자재 수급·가격 상승(27.1%), 러시아 금융제재로 인한 대금 거래 애로(12.6%) 등을 꼽았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최근 유가 상승이 장기화되거나 유가가 150달러 이상으로 급등할 경우 큰 피해가 우려된다”며 “정부에서 기업 부담 완화를 위해 원유·LNG 등 관세를 인하하고, 안정적으로 에너지 확보를 위해 노력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