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작년 원단위 개선율 1.3%
2030년 달성 목표 4.2%에 못미쳐
효율 기준-등급제도 의무화 필요
디지털 기기도 절감 규모 확대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1차 에너지 원단위 개선율 추이 '넷제로(Net Zero)' 달성을 위해 에너지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에너지 효율 기준·등급 제도를 의무화하는 것과 함께 디지털화가 에너지 효율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 경영연구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에너지효율 전략 및 디지털 기술의 역할'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를 바탕으로 세계 에너지효율 추진 현황,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에너지효율 목표를 제시했다.
넷제로는 모든 온실가스 순 배출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온실가스 중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보다 광범위한 개념이다.
세계 주요국은 에너지효율을 개선하기 위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효율 개선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 한전 경영연구원이 IEA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원단위 개선율은 과거 10년 평균치인 1.9%로 회복했지만 2030년까지 넷제로 달성에 필요한 원단위 개선율 4.2%보다는 여전히 낮다. 세계 원단위 개선율은 2017년에서 지난해까지 평균 1.3%로 2011년에서 2016년까지 2.3%와 비교해 1%포인트(P) 하락했다. 원단위 개선율은 전체 에너지 공급을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비율인 1차 에너지 원단위 감소 비율을 의미하는 것으로 에너지 효율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꼽힌다.
한전 경영연구원은 2030년까지 GDP가 43% 증가하는 와중에 넷제로 달성을 위해 전체 1차 에너지 소비는 7%, 에너지 원단위는 연평균 4%씩 35%를 개선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를 위해서는 효율 기준·등급 제도 의무화로 기기 에너지 소비를 절반으로 감축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100개 이상 국가에서 주요 기기에 대한 효율 의무 기준·등급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효율 기준을 20년 이상 운영한 국가 주요 기기 에너지 소비는 50% 이상 감소했다. 특히 중국·유럽연합(EU)·미국 등 주요 9개국에서 효율 기준·등급 제도는 2018년 1500TWh 전력 소비 감축에 기여했다. 또 2030년까지 전체 건물 25%를 탄소제로 대비 건물로 전환하고 내연기관차 연비 기준 강화 등을 제시했다.
디지털 기기·시스템 보급으로도 에너지 효율 절감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고 봤다. 디지털 기기 절감 잠재량은 조명 65%, 모터·창문 45%, 온수기 12% 수준으로 높다. 스마트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가정용 에너지관리 시스템(HEMS)·건물 에너지관리 시스템(BEMS)에서 쓰이는 스마트 기기 통합관리를 통해 에너지 절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한전 경영연구원은 “디지털 기기 및 시스템 보급을 향상해 에너지효율 절감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면서 “디지털 기반 수요반응은 전력망 시스템 유연성 개선에 기여하며 사업모델은 과거 공급·제품 위주에서 사용자 중심 에너지 서비스를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