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충전기·이어폰 안 주고 8조원 아꼈다"

애플이 아이폰 기본 구성품에서 충전기와 이어폰을 제거해 약 50억파운드(약 8조 751억원)의 비용을 절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3일(현지시간) 시장 분석업체 CSS 인사이트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애플은 아이폰 상자에서 충전기와 이어폰을 뺀 이후 전 세계적으로 약 1억 9000만대의 아이폰을 출하한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애플이 충전기, 이어폰을 포함하지 않기로 한 결정으로 아이폰 한 대당 약 27파운드(약 4만원)를 절약할 수 있었으나, 아이폰 가격은 낮추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충전기와 이어폰을 구성품에서 제외하면서 제품 부피가 줄었고, 운송 비용 절감으로 얻는 추가 이익까지 더해졌다. 리사 잭슨 애플 환경 담당 부사장은 “포장 크기가 줄어들면서 화물 운반대에 제품을 70% 더 많이 실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애플은 이후 약 40% 배송 비용 절감 효과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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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애플

애플은 2020년 아이폰12 시리즈를 출시하며 탄소배출 저감 등 환경보호 일환으로 모든 모델에 충전기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그동안 제품을 구매할 때마다 충전기가 지급됐고, 이미 여러 개를 고객들이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애플의 결정에 일각에서는 환경 보호가 목적이라 해도 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무선충전 맥세이프 등 액세서리 제품 판매를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당시 삼성전자는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갤럭시는 충전기 등 가장 기본적인 구성품을 제공한다”며 간접적으로 애플을 비꼬았으나 해당 게시물은 곧 삭제됐다. 이후 '갤럭시S21' 시리즈 기본 구성품에서 충전기와 이어폰은 제외됐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중저가 모델까지 '충전기 제외'를 확대할 전망이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최근 유럽의 스마트폰 소매점들은 삼성전자가 일부 보급형 스마트폰의 구성품에 충전기 어댑터를 포함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달 공개를 앞둔 신형 '갤럭시A' 시리즈 역시 충전기가 제외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