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교과서 전자저작물 DVD로 제작해 배포
교육부 "비용 고려" "온라인 다운로드도 가능"
교사들 "요즘 쓰지도 않는 포맷, 오히려 낭비"

#서울지역 초등학교 A교사는 수학·과학·사회 교과서를 받아들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잘 쓰지도 않는 지도서를 DVD로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해만 해도 USB에 저장된 파일을 받아 수업 시간에 활용했는데 올해는 '시계를 거꾸로 돌린 느낌'을 받았다.

올해부터 검정교과서로 새로 바뀐 과목 교과서의 '전자 저작물'이 DVD 형태로 제공되면서 교사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초등학교 수학·과학·사회 과목은 올해부터 국정교과서에서 검정교과서로 바뀌어 학교가 여러 출판사 중에서 교재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교과서에는 수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전자 저작물로 제작된 교사용 지도서가 함께 배포된다. 국정교과서였던 지난해만 파일이 저장된 USB 형태로도 교사용 지도서가 보급됐지만 올해부터는 DVD로 제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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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용 지도서로 제작된 DVD>

문제는 태블릿PC나 스마트폰은 물론 최신 노트북도 DVD를 읽을 수 있는 플레이어가 대부분 장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교사는 기존 교과서가 DVD로 제공되는 것은 이해되지만 새 교과서가 구형 매체로 제공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원격수업이 활성화되면서 앱이나 다양한 웹 프로그램을 활용한 수업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과 대비된다. 출판사는 검정교과서를 개발하는 기존 기준에 따라 제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새 교과서임에도 비용 문제 때문에 고심 끝에 DVD 형태로 제공하기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정교과서와 검정교과서는 교과서 가격 차이가 두 배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국정교과서는 DVD보다 2~3배 비싼 USB를 배포할 수 있었지만 단가가 올라간 검정교과서는 부교재격인 전자 저작물 단가를 낮출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많은 출판사는 온라인으로도 콘텐츠를 제공하는 만큼 불편은 해소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오프라인에서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해 DVD를 함께 제공하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싼 제작 비용 때문에 오히려 쓰지도 않고 버리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교사들은 클라우드 시대에 온라인으로 다운로드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 교사는 “탄소중립 시대에 사용도가 떨어지는 DVD나 포장재도 교재로 좋지 않다”면서 “원격수업으로 교사 대부분이 온라인과 친숙해진 만큼 클라우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