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러시아행 전자제품 선적이 중단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의 대러시아 금융제재와 급격한 환율 변화 등 요인으로 정상적인 거래가 어렵다는 판단에 불가피하게 내려진 결정이다. 제품 수출이 중단되더라도 러시아 현지 생산공장은 아직 정상운영중이다.
삼성전자는 5일 “현재 지정학적 상황으로 인해 러시아행 선적이 중단됐다”라며 “현재의 복잡한 상황을 면밀히 주시해 다음 단계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애플, 인텔 등 미국 기업들이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해 제품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과는 다르게 “수출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내린 결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삼성전자는 제품 수출은 중단되더라도 현지 공장은 정상운영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 지역 공장에서 TV를 생산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러시아 현지) 공장은 부품 재고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생산을 중단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물류난이 장기화될 경우 공장 가동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또 이날 “인도적 차원의 구호물품 지원 등을 국제기구와 연대해 추진 중”이라며 “100만달러 상당의 가전제품을 포함해 600만달러를 우크라이나 적십자 등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임직원들의 자발적 기부금도 추가로 전달할 계획이다.
한편,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혁신부 장관은 4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러시아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서한을 한종희 삼성전자 사장에게 보냈다. 서한에서 페도로프 장관은 “삼성이 세계 평화를 걱정하며 권위주의적 침략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삼성페이, 삼성 갤럭시스토어 등 러시아에서 삼성 제품과 서비스 공급을 잠정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