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 선거 최대 변수인 야권 단일화가 투표 열흘을 앞두고 최종 '결렬' 수순을 밟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향해 언제든지 회동하자는 제안을 던졌지만 안 후보 반응이 냉랭해 성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윤 후보는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단일화에 대한 본인 의사를 표명했다. 그동안 윤 후보는 외적으로 단일화에 대해 무관심한 이미지를 표출해 왔다면 이날은 정권교체를 위해 단일화가 필수라는 강한 의지를 강조했다.
이날 회견에서도 윤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단일화 협상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음을 강조했다. 윤 후보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전권 대리인인 장제원 의원과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의 물밑 접촉도 안 후보가 국민 여론조사 방식 단일화를 제안하기 이전부터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둘은 안 후보가 단일화 제안 철회를 한 이후에도 가장 최근에는 26일과 27일 새벽까지도 만나 협의를 이어갔다. 윤 후보는 그동안 회동 과정을 공개하지 않았던 이유로 “단일화 성사를 간절히 바랐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전권 대리인인 장 의원과 이 본부장은 26일 단일화 최종 합의를 이뤄내고 양 후보 회동으로 이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합의는 불과 하루도 지나지 않아 최종 결렬 통보로 빛이 바랬다.
윤 후보와 달리 안 후보는 지난 20일 단일화 제안 철회 발표를 기점으로 완전히 마음이 떠난 표정이다. 이날 여수 이순신광장 유세장에서 안 후보는 “어제 얘기를 해보자는 제안이 있어 협의를 했지만 지금까지와 별반 차이가 없어 고려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결렬 통보 이유를 밝혔다.
정치권은 윤 후보와 안 후보 회동 여부를 가를 카드로 국민여론조사 여부를 꼽고 있다. 실제로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박빙 승부를 보이는 윤 후보 지지율을 거론하며, 윤 후보가 국민여론조사를 수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반면에 국민여론조사 관련 국민의힘은 합의된 단일화 방법 등의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안 후보는 “사실 제가 계속 주장했던 것은 국민 경선에 대한 것이었지만 이에 대해서는 어떠한 의견이나 입장 표명이 없었다”면서 최종 합의에 국민여론조사는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을 내비쳤다.
야권에서도 단일화 결렬을 준비해야 한다는 기류가 커지고 있다. 단일화를 통한 이점은 있겠지만 투표가 임박한 시점까지도 두 후보 간 신경전 구도를 계속 이어가는 것은 부담이라는 평가다. 내부 단일화 반대파들의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번 주말이 단일화를 위한 현실적인 마지노선으로 윤 후보가 국민여론조사 방식을 수용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면서 “만일 협의 내용에 여론조사가 있었다면 회동 가능성은 남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결렬 수순”이라고 말했다.
<표>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단일화 협상 일지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