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반도체용 합성쿼츠 소재·부품을 개발한 비씨엔씨가 올해 생산 능력을 4배 확대한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 급증하는 합성 쿼츠 소모품 수요에 빠르게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기존 천연 쿼츠 부품 한계를 극복한 신소재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사례라 주목된다.
비씨엔씨는 최근 합성 쿼츠 제조 신공장을 완공, 본격적인 가동을 앞두있다고 27일 밝혔다. 총 4개 생산라인을 확보, 연간 10만개 이상 합성 쿼츠 포커스링을 제조한다. 지난해 비씨엔씨 합성 쿼츠 포커스링 생산량은 2만5000개로, 공장 가동 시 4배 이상 생산 능력(캐파)을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현재 첫 번째 라인은 설비 구축을 완료, 가동을 시작했다. 3분기까지 수율 90%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4분기부터 전체 라인을 가동, 본격 양산을 시작한다.
합성 쿼츠는 기존 천연 쿼츠 부품 대비 수명 주기가 길고 파티클 발생이 적다. 반도체 공정 수율을 높일 신소재로 각광 받고 있다. 비씨엔씨는 미국 코닝과 업계 최초로 합성 쿼츠를 개발하고 관련 소재를 독점 납품받고 있다. 주로 반도체 식각 공정에서 웨이퍼를 고정하는 소모품 포커스링을 만들어 반도체 소자업체에 공급 중이다.
합성 쿼츠의 우수한 성능이 알려지면서 고객 저변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이미 비씨엔씨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올해 계약 완료 물량을 고려하면 작년 대비 40% 이상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 비씨엔씨는 반도체 장비회사에 합성 쿼츠 부품 키트도 공급 중이다.
이번 신공장은 자체 개발한 합성 쿼츠 소재로 포커스링을 제조한다. 회사는 작년 합성 쿼츠 가공 시간을 단축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신소재 국산화에 성공했다. 외부에서 공급받던 소재를 내재화해 합성 쿼츠 제품 경쟁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신소재는 제조 과정에서 염화수소 등 유해가스가 발생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는 평가다.
비씨엔씨는 반도체용 천연 쿼츠 시장 상당 부분을 합성 쿼츠로 대체할 것으로 기대했다. 첨단 공정 수요가 늘면서 수율을 높일 소재·부품이 더 많이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천연쿼츠 시장은 5조원 수준으로 추산되며, 이중 30%는 합성 쿼츠 대체가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식각 공정과 플라즈마 활용 공정에서 침투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비씨엔씨는 옥사이드 식각 시장도 공략한다. 쿼츠를 활용하는 폴리 식각과 달리 옥사이드 식각용 부품은 실리콘이나 화학기상증착 방식 실리콘카바이드(CVD-SiC)를 주 소재로 활용한다. 비씨엔씨는 CVD-SiC와 견줘 카본 함류량을 줄인 보론카바이드 신소재를 개발했다. 카본이 적을수록 반도체 공정 챔버 내부 잔류물을 최소화할 수 있어 공정 수율이 높아진다. 보론카바이드 신소재는 고객사와 수율 개선 성능 테스트를 완료했고 현재 수명 주기를 검증하는 단계다. 내년 양산이 목표다.
김돈한 비씨엔씨 대표는 “기존 천연 쿼츠 시장을 대체하면서 새로운 제품 개발과 국산화로 소재·부품 수직 계열화를 완성했다”면서 “제품 포트폴리오와 생산 능력을 확대해 글로벌 소재·부품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