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레벨3 양산차가 올해 글로벌 격전지 미국 도로를 누빌 전망이다. 세계 최대 고급차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에서 기술 우위를 선점하려는 업체 사이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기준 조건부 자율주행 단계인 레벨3는 정해진 조건 내에서 운전자 개입 없이 차량이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현존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단계로 공식 승인을 받아 판매 중인 레벨3 양산차는 혼다 레전드 일본 내수용 1종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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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가 구현할 드라이브 파일럿.>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4일 2021년 실적 발표회에서 “작년 독일에서 인증받은 자율주행 레벨3 수준의 드라이브 파일럿(Drive Pilot)을 올해 미국 시장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미국에서 레벨3 자율주행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지 당국과도 도입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벤츠는 작년 12월 독일에서 레벨3 자율주행 수준을 갖춘 드라이브 파일럿 기술을 승인받았다. 독일 자동차 제조사 가운데 현지에서 레벨3 자율주행 승인을 받은 것은 벤츠가 처음이다. 드라이브 파일럿은 독일 고속도로 특정 구간과 60㎞/h 이하에서 작동한다. 운전자가 운전대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영화를 감상하거나 이메일을 보낼 수 있다. 벤츠는 올해 상반기 드라이브 파일럿을 탑재한 S클래스를 독일 고객에게 인도한다. 이어 전기 세단 EQS 등으로 드라이브 파일럿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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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7시리즈.>

BMW도 올해 자율주행 레벨3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하반기 미국 출시를 앞둔 신형 7시리즈에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다. 향후 5시리즈와 X5, X7, iX 등 다른 모델로도 레벨3 적용을 확대한다. 앞서 BMW는 모빌아이, 인텔 등과 함께 현재보다 20배 더 빠르게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개발해왔다. BMW와 협력 중인 스텔란티스 역시 2024년까지 레벨3 기술을 차량에 도입할 방침이다.

볼보자동차는 올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자율주행 레벨3에 준하는 라이드 파일럿(Ride Pilot) 시스템 테스트를 시작한다. 라이드 파일럿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인근 볼보 미국 공장에서 올해 하반기 생산에 들어갈 볼보의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추가 구독 형태로 제공할 예정이다. 라이드 파일럿은 출시 초기 고속도로에서만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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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자동차의 라이드 파일럿.>

볼보는 이를 구현하기 위해 새 전기 SUV에 5개 레이더와 8개 카메라, 16개 초음파 센서로 구성한 루미나의 라이다 센서를 탑재한다. 지속적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안전한 자율주행 기술을 지원하도록 설계했다.


우리나라 기업 중에서는 현대차가 올해 4분기 국내 최초로 제네시스 G90에 레벨3 기술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는 국내에 먼저 선보인 이후 최대 시장인 미국 판매 차량에도 레벨3를 도입할 계획이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