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통합정부론' 띄우며
李-安 연대 가능성에 힘실어
국민의힘 "발표 직전까지 접촉…
본토표 전까지 가능성 남았다"
대통령 선거 유세전이 반환점을 돌면서 단일화 수싸움에 집중될 전망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제안한 단일화를 철회하면서, 캠프별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둔 반면에 더불어민주당은 오히려 이재명 후보와 안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을 던지며 이슈를 키우고 있다.
21일 민주당 의원들과 이 후보 선대위 관계자는 일제히 언론과 논평 등을 통해 안 후보와 윤 후보의 단일화가 사실상 파국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내렸다. 전날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 철회 선언으로 오히려 민주당과 연대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도 내리고 있다.
두 차례 법정 TV토론(경제·정치 분야)이 진행되는 이번 주 지역 유세활동이 위축되는 만큼, 정치적 이슈 부각에 힘을 쏟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 전면에는 통합정부론이 있다. 이 후보는 대선기간 동안 통합정부론을 내세우면서 경쟁 후보는 물론 다른 정당의 인물들과도 연대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었다. 안 후보의 단일화 철회에 대해서도 공감 의사를 표시하며 '미래'와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21일 코로나19 대책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도 통합정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는 “양대 정당 독점 정치 체제가 발목잡기 경쟁을 유발해 국민의 제3의 선택을 봉쇄하고 있다”며 “진영과 편을 가리지 않고 유능한 인재가 적재적소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통합의 정부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에 대한 민주당의 이같은 구애 행보는 손해 볼 것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 연대 성사까지 이어지지 않더라도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를 저지할 수 있다면, 최근 열세 상황을 극복할 수도 있다. 야권 단일화가 그동안 민주당에게 남겨져 있던 가장 큰 위험 요인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 4자 구도도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다.
국민의힘은 단일화 무산 사태 진화에 나서고 있다. 안 후보가 제안 철회를 발표하기 직전까지도 관련 논의가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단일화 끈을 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사전투표 전까지, 솔직히 본투표 전까지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반면에 국민의당은 완주하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안 후보가 단일화 결렬 선언에 앞서 서울 남산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방문해 완주 의지를 다지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당 선대위도 안 후보가 결정을 내린 만큼 완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단일화가 늦어지면서 선거일정은 마지막으로 향하고 있다. 당장 23일부터 재외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투표가 시작된다. 정치권이 마지노선으로 보는 투표용지 인쇄일(28일)도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국민의힘은 일단 단일화 이슈 진화에 집중하고는 있지만, 정작 관련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선대본부 회의 직후 단일화 협장 계속 여부에 “정권교체를 위해 어떤 노력이든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