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자사가 보유한 5세대(5G) 이동통신 주파수 인접대역인 3.7~3.72㎓(20㎒폭)와 함께 추가 할당을 제안한 대역은 3.8~3.82㎓ 대역(20㎒폭)인 것으로 확인됐다. 확장성이 우수한 것으로 여겨지는 보유 대역(3.6~3.7㎓)에 인접한 3.7~3.8㎓ 100㎒폭을 선확보 하겠다는 차원에서 KT용 대역을 3.8㎓ 이상으로 지정해 제안한 것이다.
오는 17일 과기정통부 장관과 이동통신 3사 대표 간담회가 예정된 가운데 합의를 조율 중인 과기정통부의 판단이 주목된다.
SK텔레콤은 3.7~3.72㎓를 요청함으로써 LG유플러스의 인접 대역 확보 시도에 맞섰다. 이에 더해 내년 이후로 예정된 5G 주파수 추가 경매를 위해서 3.72~3.8㎓ 대역까지는 자사 몫으로 남겨놓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5G 본경매 당시부터 주파수 위치 선정에 각별한 신경을 쏟은 만큼 인접 대역을 확보함으로써 장비 대체 수량 등을 줄여 최대한 효용을 뽑아내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관측이다. SK텔레콤은 과거 주파수 경매 당시 확장성이 우수한 '노른자위' 대역을 위해 대거 투자를 감행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2018년 5G 주파수 경매 시 위치 결정에만 2505억원을 쓰며 3.6~3.7㎓ 100㎒ 폭을 1조2185억원에 낙찰받은 바 있다.
SK텔레콤이 KT가 필요한 대역을 지정해 제안한 가운데, KT의 결심이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KT는 3사 중 마지막으로 과기정통부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KT는 이번 의견서에서도 LG유플러스 인접 대역인 3.4~3.42㎓를 할당할 경우 수도권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조건을 최우선으로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의 요청을 단초로 LG유플러스의 행보를 제지하겠다는 속내는 변함이 없다.
반면에 SK텔레콤이 요청한 3.7~3.72㎓, 3.8~3.82㎓ 대역 40㎒에 대한 추가 할당 찬성 여부는 17일 구현모 KT 대표가 직접 밝히기로 했다. KT는 올해 연말 400㎒ 거리까지 주파수묶음기술(CA)을 지원할 수 있는 장비가 개발되면 자사가 보유한 3.5~3.6㎓ 대역과 3.8~3.82㎓ 대역을 함께 활용할 수 있어 할당에 찬성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해당 대역이 미국에서 이슈가 제기된 전파고도계 주파수 대역(4.2~4.4㎓)과 가까이 있는 만큼 혼간섭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KT가 해당 대역 할당에 대한 고민이 길어져 의견서 제출 또한 늦어졌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만큼 의견서에는 KT의 복잡한 심경이 담긴 것으로 관측된다.
KT가 SK텔레콤의 추가 할당에 찬성한다면 LG유플러스 또한 경계를 놓을 수 없을 전망이다.
향후 주파수경매 또는 할당과정에서 SK텔레콤이 보유 주파수의 인접 대역인 3.7~3.8㎓를 확보하고, KT가 3.8~3.82㎓ 대역을 확보할 경우 LG유플러스는 향후 그 이상 대역을 사용하기 위해서 약 500㎒까지 주파수묶음기술(CA)을 지원하는 장비가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400㎒이상 CA를 지원하는 장비에 대한 개발 일정이 나오지 않았고, 기술적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