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회수 시장 다변화 물꼬...KB인베, 185억 규모 테일엔드펀드 출범

만기 앞둔 펀드 자산 통째 매입
IPO 집중된 시장 다양화 모색
구주거래 활성화도 기여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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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인베스트먼트가 185억원 규모 테일엔드펀드를 결성했다. 만기를 앞둔 펀드 자산을 테일엔드펀드가 통째로 사들였다. 벤처투자조합 가운데 첫 사례로, 기업공개(IPO)에만 집중됐던 국내 벤처투자시장에 중간회수 수단이 다양화되고 있다.

15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KB인베스트먼트는 'KB테일엔드펀드'를 중소벤처기업부에 지난 9일 등록했다. 이 테일엔드펀드는 KB인베스트먼트가 앞서 조성한 KB 프리(pre) IPO 세컨더리 투자조합 1·2호 포트폴리오를 모두 담았다. 총 185억원 규모며, 한국성장금융과 IBK혁신솔루션 펀드 등이 신규 출자자로 참여했다.

테일엔드펀드는 국내에서 생소한 투자 기법이다. 캡스톤파트너스와 메타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기존 펀드 자산을 다른 펀드에 넘기는 방식으로 첫 거래하며, 테일엔드펀드의 등장을 알렸다.

통상 펀드는 일정 기간 기업에 투자하고, 기업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한다. 반면 테일엔드펀드는 펀드 대 펀드 간 거래를 해 투자금을 중간에 회수할 수 있다.

KB인베스트먼트는 벤처투자조합 방식으로 테일엔드펀드를 결성했다. 벤처투자조합 가운데서는 처음 있는 시도다. 그동안 사모투자펀드(PEF) 방식으로만 테일엔드펀드 결성이 가능했지만 최근 벤처투자조합도 100% 구주매입이 가능하도록 법이 개정되면서 이번 테일엔드펀드가 결성됐다.

KB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포트폴리오의 최적 회수와 출자자 이익 극대화 차원에서 투자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결성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KB인베스트먼트가 테일엔드펀드에 편입한 포트폴리오 다수는 상장 전 투자(프리IPO)를 유치한 기업으로 알려졌다. 오는 16일 코스닥 상장을 앞둔 인카금융서비스를 비롯해 다수 우량 기업이 포진했다. 상장 및 성장 가능성에 기존 펀드의 자산을 인수했다.

KB테일엔드펀드에 자산을 넘긴 기존 펀드 출자자는 상당수가 개인투자자로 알려졌다. 최근 주식시장 침체 등으로 공모주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만큼 중간 수익 회수 차원에서 테일엔드펀드와의 딜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벤처투자업계에서는 테일엔드펀드 결성을 반기는 분위기다. 만기를 앞둔 벤처펀드가 다수 포진해 있는 만큼 대형사를 중심으로 테일엔드시장이 확대될 경우 구주거래 시장 역시 활성화될 수 있어서다.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만 약 5조원에 이르는 펀드가 만기를 앞두고 있다.

반면 벤처투자시장에서 초기투자부터 IPO까지 지속 투자를 통해 회수에 성공하는 사례는 일부에 불과하다. 상장까지 10여년이 걸리는 반면 펀드 운용기간은 통상 7년이다. 중간 회수 시장의 조성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실제 지난해 기준으로 기준 IPO를 통한 회수 비중은 28.2%에 불과했다. 나머지 50% 가량은 상장을 앞둔 우량 기업의 지분을 할인해 매각하는 방식으로 회수가 이뤄진다. 만기를 앞둔 일부 펀드에서는 투자금을 상환하는 방식으로 원금을 회수하기도 한다. 지난해 상환 비중은 9.8%에 이른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펀드 만기 연장이 가장 좋은 수단이지만, 당장 회수를 기대하는 출자자도 있고 여러 이해관계의 충돌도 있을 수 있는 만큼 테일엔드펀드 시장의 활성화가 벤처투자 생태계의 선순환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중간 회수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다양한 회수 창구가 만들어 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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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유형별 회수 비중 (단위:%)

자료:벤처캐피탈협회

투자 회수 시장 다변화 물꼬...KB인베, 185억 규모 테일엔드펀드 출범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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