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니로 하이브리드'는 미래지향적 느낌의 세련된 디자인뿐 아니라 연비가 강점인 차종이다. 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 가장 높은 복합연비를 달성했다. 시승차는 18인치 휠에 빌트인캠까지 장착한 풀옵션 모델로 공인 복합연비가 18.8㎞/ℓ지만 실제 주행에서 22~24㎞/ℓ 수준의 연비를 보여줬다. 빌트인캠이 없는 16인치 모델 복합연비는 20.8㎞/ℓ로 효율이 더 높다.
기아는 지난달 신형 니로를 출시했다. 2016년 판매를 시작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이번에 6년 만에 2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거듭났다. 기아는 가솔린 모델을 없애고, 연비를 개선한 하이브리드 모델만 내놨다. 전기차는 연내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니로 하이브리드 시승 행사는 서울 광진구 비스타 워커힐에서 열렸다. 기아는 별도 행사장을 꾸려 연비를 개선했을 뿐 아니라 친환경 소재를 대거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여러 바이오 소재를 적용해 친환경성을 높였다는 얘기다. 친환경 소재 사용 자동차라고 체감되는 불편함은 없다. 차량을 구매하며 환경까지 지킬 수 있다니 일석이조다.
행사에 참석한 기아 디자이너는 하이테크 이미지를 강화해 기아가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가로로 얇고 길게 크롬 라인을 넣어 이미지에 변화를 줬다. 직선이 많아지면서 전 모델에서 느낄 수 있었던 유한 느낌보다 강인한 느낌을 자아냈다.
전면에 기아 시그니처인 타이거 페이스 디자인을 후드에서 펜더로 확장했고, 루프 전면 중앙에는 타이거 노즈를 형성화했다. LED 주간주행등(DRL)은 심장 박동을 형상화한 형태로 디자인했고, 후면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부메랑 모양의 수직형으로 C필러에 통합됐다. C필러에는 연비 효율 높여주는 에어커튼 홀도 뚫려 있다. 기아는 최상위 트림에선 C필러 외장컬러를 20만원에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차량 분위기를 달리한다는 점에서 추가를 추천한다.
니로 하이브리드 시그니처 풀옵션 모델로 서울 비스타 워커힐에서 경기도 가평군 아침고요 수목원 인근까지 약 110㎞를 시승했다. 일반도로와 고속도로를 고루 달렸으나 정체구간은 없었다. 하이브리드 특성상 정체 구간에선 전기모터로 구동되기에 연비가 더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니로 하이브리드는 가속페달을 밟자 정숙하게 출발했다. 호텔 밖으로 빠져나가기 전까지는 전기모드로만 작동했다. '그린존 드라이브 모드' 기술 때문인데 대기 환경 개선이 필요한 밀집 주거 지역, 학교, 대형병원, 어린이 보호구역 등과 사용자가 설정한 즐겨찾기 등록지에서 작동한다.
도로로 빠져나와 속도를 올리니 엔진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하이브리드 기술 완성도가 높아 전기모터에서 엔진으로 동력이 전환될 때 느껴지는 이질감은 없었다.
주행모드는 에코, 스포츠 두 가지다. 컴포트가 없지만 사용성을 고려해 내린 결정인 듯했다. 주행모드 변경 버튼은 운전대 하단에 있어 작동이 편리하다.
에코모드는 정숙하고 안정적 승차감과 높은 연비를 선사했다. 다만 가속에서 아쉬움이 느껴졌다. 스포츠모드로 변경하면 이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 워낙 연비가 높은 차량이다보니 스포츠모드를 섞어 쓰더라도 전체 주행에 있어 연비 훼손은 상대적으로 크진 않았다.
파워트레인으로는 최고 출력 105마력, 최대 토크 14.7㎏fm의 스마트스트림 G1.6 하이브리드 엔진과 최고 출력 32마력, 최대 토크 170Nm 모터를 탑재했다.
주행 정보를 전면 유리창에 표시하는 윈드쉴드 표시 타입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도 유용했다. 운전자 시선 이동을 최소화할 수 있어 사고 발생 가능성을 낮춰준다.
반자율주행 기능 완성도도 높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기능은 자동차 스스로 앞차와의 간격을 고려해 자연스럽게 가·감속을 제어했다. 감속 페달을 누르기 위해 발목을 긴장한 채로 있지 않아도 될 정도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라는 추가적 안전 장치도 있다.
SCC와 함께 쓰지 않더라도 차로 유지 보조(LFA) 기능은 항상 활성화해야 할 기능이다. 자동차가 차로 중앙을 이탈하지 않도록 조향을 보조한다. 운전대가 운전자보다 선행해 조향에 개입하기에 부족분만 채워주면 된다. 이외에도 다양한 지능형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기능이 운전자를 포함한 탑승자와 보행자 안전을 지켜준다.
실내는 대시보드와 도어가 연결되는 대각선 디자인이 독특하다. 창문과 도어 제어 버튼이 대각선으로 돼 있는데 조작은 더 편리했다. 운전대 앞에는 10.25인치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계기판·AVN)이 위치한다. 송풍구는 얇게 디자인됐고, 인포테인먼트와 공조 버튼은 조작계를 통해 심플하게 구성했다.
2세대 니로는 3세대 플랫폼 기반으로 실내 공간도 이전보다 넓어졌다. 전장이 65㎜, 축간이 20㎜, 전폭이 20㎜ 커진 효과다. 트렁크 용량도 기존 대비 15ℓ 늘어난 451ℓ다. 기아는 트렁크 바닥의 높이를 일원화해 2열 시트를 접을 경우 평평한 구성을 가능하게 했다. 공간성이 개선돼 차박을 하는데 편의성도 더 개선됐다.
풀옵션 시승차 가격은 개별소비세 3.5%와 친환경차 세제 혜택을 적용했을 때 3708만원이다. 최저 가격은 2660만원부터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