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기업이 규제에 신음하고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를 내놓으면 바로 규제가 따라 붙는다고 하소연한다. 정보통신(IT) 강국을 자부하는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할 글로벌 플랫폼 기업 하나 탄생하지 못한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신선식품 즉시배달 서비스로 돌풍을 일으킨 B마트는 국회에 발목이 잡힐 위기다. 지난해 말 국정감사에서 이동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B마트 규제를 위한 상권영향분석을 산업통상자원부에 강력하게 요구했기 때문이다. 연구는 진행 중이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정치권은 또 다른 규제 입법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플랫폼 기업의 성장엔 항상 '독점'과 '갑질'의 프레임이 따라 붙는다. '골목상권 침해'도 단골 프레임이다. 레거시 기업과 산업이 혁신 기업을 제동 걸기에 이보다 좋은 재료도 없다. 단번에 여론은 부정적으로 변한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과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점에선 신-구산업 갈등은 필연적이다. 그렇지만 마차 살리자고 자동차를 죽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유독 플랫폼 기업에 인색하다. 규제도 겹겹이 강화된다.

세상은 바뀌었다. 구글, 아마존 등으로 대변되는 플랫폼 기업이 글로벌 경제를 주도하는 시대다. 그런데 B마트 등 퀵커머스 규제가 거론되는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미국·유럽 등에서도 퀵커머스 기업을 신산업으로 육성하는 것과 상반된다. 우리 기업이 죽은 시장에 외산 플랫폼이 무혈입성할 수 있다.

정치권이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봐야 한다. 중국은 구글, 아마존 등 미국 플랫폼에 자국 시장이 잠식당하지 않도록 자국 기업을 철저히 보호했다. 바이두, 알리바바 등이 미국 플랫폼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밑거름이 정부 정책이었다. 육성책이 아니라면 적어도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는 만들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