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혜택, 예전만 못해"…'상테크'로 소비자 몰린다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줄어 손실
알짜카드 단종하고 혜택도 축소
소비패턴 상품권 할인으로 이동
페이 포인트로 전환시 이점 많아

Photo Image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매달 상품권을 구매하고 있습니다. 신용카드 혜택이 예전만 못해 상품권을 구매해 할인받기 위함입니다. 상품권은 조금만 노력해도 카드 혜택 이상 비용을 아낄 수 있어 소비자들의 선호가 커지고 있습니다.”

매달 상품권을 산 뒤에 이를 포인트로 전환해 활용하는 상테크(상품권+재테크)에 소비자가 몰리고 있다. 정부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카드사들이 알짜카드를 단종하거나 혜택을 줄이면서 조금이라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소비자가 움직인 이유다.

현행법상 신용카드로는 한 달에 100만원까지 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이런 상품권을 구매해 이커머스 등에서 페이 포인트로 전환하는 것이다. 소비자는 이때 전환 수수료를 제외하고도 상당한 비용을 절약하는 것이 가능하다.

펑소 이커머스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직장인 A씨도 소비 방식을 상품권 전환에 의존하고 있다. 신용카드로 7~8% 할인된 가격에 '컬쳐랜드' 상품권을 구매해 이를 지마켓이나 옥션 등에서 이용할 수 있는 스마일페이로 전환하는 것이다. 전환 시 3%의 수수료를 내지만, 카드 실적을 채울 수 있고, 쿠폰 등을 활용해 오프라인보다 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이 같은 방식을 선택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런 방법을 안내하는 '상품권 할인' 등 조언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카드사들이 최근 실적 포함 항목을 까다롭게 운영하면서 실적 채우기도 어려워졌고, 할인율도 예전만 못해 상품권 전환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아파트 관리비 등 할인에도 이런 방식을 활용해 손쉽게 1만원을 할인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아파트 관리비 등 매달 내는 비용도 이런 방식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온라인 할인가로 신세계 상품권을 구매하고 이를 SSG머니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을 사용할 경우 통상 20만원 내외 아파트 관리비를 낼 때 8000원정도를 할인받을 수 있다.

카드 혜택에 주목하던 체리피커(자신의 실속만 차리는 소비자)들이 상품권에 의존하는 것은 소위 알짜카드가 최근 자취를 감춘 이유가 크다. 정부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카드 본업 손실이 지속하면서 카드사들이 혜택이 좋은 상품을 단종시키거나 혜택을 축소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드업계 가맹점 수수료 부문 영업이익은 2013~2015년 5000억원에서 2016~2018년 245억원으로 급감했다. 2019~2020년에는 1317억원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카드 상품도 대거 자취를 감추고 있다. 지난해 7개 전업카드사가 한 해 동안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각각 143종과 49종의 신규 가입과 유효기간 연장을 중단했다. 2018년까지만 해도 연간 단종 수량이 100종 이내였지만, 그다음 해부터 2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 혜택이 줄고 산정이 깐깐해지면서 소비자들이 가능한 혜택을 얻기 위해 상품권을 활용하는 것”이라면서 “결국 카드 수수료 인하가 소비자 혜택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악영향으로 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