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1년 8개월간 거래가 정지됐던 신라젠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신라젠은 상장 폐지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적극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18일 오후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신라젠에 대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결과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라젠의 최종 상장 폐지 여부는 앞으로 20일(영업일 기준) 이내에 열릴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확정된다.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상장 폐지나 개선기간 부여를 결정할 수 있다.
거래소는 “신약 파이프라인(개발 제품군)이 줄고 최대주주가 엠투엔으로 바뀐 이후 1000억원이 들어온 것이 전부로 계속 기업가치가 유지될지 불투명하다”며 “파이프라인 등 계속 기업으로 유지할 수 있는 구체적 계획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라젠의 상장 유지 여부는 자체적인 성장 방안 마련 등 적극적인 노력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신라젠은 이날 홈페이지에 장동택 대표이사 명의 입장문을 내고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적극적으로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당사는 정상적으로 주요 임상들을 진행하고 있으며, 연구개발 등 경영활동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라젠은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신약 '펙사벡'을 개발한 회사다. 2016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 회사는 2017년 말 시총 10조원을 넘기며 한 때 코스닥 시가총액 2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문은상 전 대표 등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으로 2020년 5월 4일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해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거래소는 같은 해 11월 기업심사위원회에서 개선기간 1년을 부여했고 신라젠은 개선기간 종료 후 지난달 21일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했다.
거래 정지 직전 마지막 거래일 신라젠 주가는 1만2100원, 시가총액은 1조2446억원이었다.
신라젠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소액주주 수는 17만4186명으로 보유 주식의 지분율은 92.60%에 이른다.
이날 신라젠 주주연합은 한국거래소 앞에서 거래재개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신라젠주주연합은 성명을 통해 “신라젠은 한국거래소에서 요구한 개선사항 3가지를 모두 완료했다”며 “기업심사위가 거래재개 결정을 고심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