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대형 플랫폼 투자 나서자
미취급 품목 '틈새시장' 업계 주목
자전거 거래 라이트브라더스부터
명품·리셀 플랫폼 등 몸값 커져
롯데·신세계 등 대기업이 속속 중고거래 시장에 뛰어들면서 특정 분야에 전문화된 중고거래 업체들도 주목받고 있다. 자전거, 명품, 리셀 등 특화 중고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의 몸값이 뛰고 있다.
18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자전거 중고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이트브라더스는 약 60억원 규모로 추가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다. 초기 단계부터 투자했던 롯데벤처스와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2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라이트브라더스는 이번 라운드에서 약 400억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직전 투자 대비 가치가 4배 상승했다.
라이트브라더스는 자전거 전문 중고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곳이다. 프리미엄 자전거를 검수하고 인증하는 방식으로 거래를 지원한다. 서울시와 함께 재생자전거 판매 사업도 시작했다.
라이트브라더스 가치가 1년 만에 급상승한 이유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중고거래 플랫폼에 대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중고거래 플랫폼 빅3 업체로 꼽히는 번개장터는 지난 11일 총 82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신세계그룹의 벤처캐피털(CVC) 시그나이트파트너스가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앞선 지난해 3월에는 롯데쇼핑이 중고나라 지분 93.9%를 인수한 사모펀드에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당근마켓은 약 3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18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이처럼 대형 중고거래 플랫폼이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벤처투자 업계의 관심은 대형 플랫폼이 미처 취급하지 않는 특화 품목으로 쏠리는 추세다. 자전거 중고거래를 취급하는 라이트브라더스 뿐만 아니라 명품, 유아용품 등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중고거래 플랫폼 역시 투자 유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아주IB투자와 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은 명품숍 구구스를 1450억원에 인수했다. 중고거래 플랫폼 필웨이는 약 1000억원 안팎에 매물로 나왔다. 쿠돈, 세컨핸드 등 신생 명품 중고거래 플랫폼 역시 초기 투자를 유치하며 몸값이 오르고 있다.
한정판 운동화 재판매(리셀) 시장도 인기다. 리셀 시장 점유율 1위인 크림은 지난해 10월 10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프로그, 쏠닷 등 다양한 리셀 플랫폼이 주목받는 데 이어 유아용품, 중고차, 중고폰 등 다양한 분야 중고거래 플랫폼에 대한 투자 업계의 관심이 커지는 추세다.
벤처투자 업계 관계자는 “번개장터가 리셀, 골프용품, 중고폰 등을 취급하는 스타트업을 인수·합병하며 규모를 불린 것처럼 다른 플랫폼들도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취급 품목을 늘리려는 전략을 취하게 될 것”이라면서 “아직까지 절대 강자가 존재하지 않는 틈새 중고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가진 스타트업에 투자 수요가 커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