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부가 3위 이동통신사 보다폰 아이디어를 국유화하기로 결정했다. 경쟁 활성화를 위해 통신 3사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보다폰 아이디어는 주파수와 총수입 일부를 자본으로 전환, 약 36%를 인도정부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보다폰 아이디어는 수익성 저하로 인해 누적된 경영난으로 모라토리엄(지불 유예)을 선택한 후 투자자 물색에 나섰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보다폰 아이디어는 2년전 가입자 4억명에서 2억7000만명으로 감소했다. 가입자당 월평균 수익(ARPU)은 1.47달러로, 경쟁사 지오와 바티에어텔에 비해 심각하게 낮은 수준이라는 진단이다.
기존 주주인 보다폰 그룹과 아디티야까지 회사에 대한 추가 투자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정부에 최종적으로 손을 내밀었다는 분석이다.
인도 정부는 고심 끝에 직접 개입을 통해 통신 3사 체제 유지를 선택했다. 경쟁이 제한된다면 나머지 사업자인 지오와 바티에어텔이 신규가입자 유치를 위해 요금을 낮추기보다는 수익성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실제 인도에서는 보다폰 아이디어가 침체된 이후, 두 경쟁사는 요금 인상을 단행하는 등 경쟁 강도가 낮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도 정부는 가입자 이탈을 방지하고 네트워크를 업그레이드·현대화하기 위한 투자를 통해 보다폰 아이디어의 경쟁력을 높여 경쟁을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지분 인수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2022년 하반기로 예정된 5G 주파수 경매에도 참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다폰 아이디어는 “여전히 국제 투자자가 인도 투자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매우 확인할 수 있다”며 “회사는 곧 모금 계획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