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부터(현지 시간) 사흘 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 2022’ 현장은 모빌리티 관련 소식으로 뜨거웠다. IT 전문매체 씨넷이 보도한 BMW, 현대차, 캐딜락 등 완성차 업체들과 소니, LG전자 등의 미래차 비전을 소개한다.
◇카멜레온처럼 외관 색상이 변하는 ‘BMW iX 플로우’
이번 CES 2022에서 가장 주목받은 기술 중 하나다. BMW는 소비자 취향에 따라 외관 색상을 바꿀 수 있는 독특한 차량 ‘iX 플로우(iX Flow)’를 선보였다. 순수전기 플래그십 스포츠 액티비티 차(SAV) BMW iX에 전자잉크(E-잉크) 기술이 적용된 차량이다.
기분에 따라 옷을 고르는 것처럼 자동차도 패셔너블해진다. 이 차량 외관은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마이크로캡슐이 수백만 개 장착된 필름으로 덮여 있다. 운전자가 색상 변경을 선택하면 전기장 자극이 일어나 흰색 또는 검은색 안료가 캡슐로 모이면서 색깔이 변하는 원리다. 디자인적인 요소 외에도 여름철 흰색으로 바꿔 내부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방지하는 등 기능적으로도 유용하다.
◇’소니 모빌리티’ 설립 소식 깜짝 발표
2년 전 소니가 콘셉트카로 세단 ‘비전-S’를 선보인 당시, 소니의 전기차 시장 진출설이 꾸준히 제기됐으나 공식적인 전기차 시장 진출 선언은 처음이다.
소니는 같은 날 행사장에 비전-S 01과 후속인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비전-S’ 02를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테슬라 모델 Y와 비슷한 크기의 비전-S 02는 내부는 다양한 스크린이 가득하다. 소니의 다양한 콘텐츠를 스트리밍 할 수 있는 화면이다.
◇가상 공간에 ‘스마트팩토리’ 세우는 현대차
현대차와 유니티와 업무협약(MOU)를 맺고 실시간 3D 메타버스 플랫폼에 현실 스마트팩토리를 그대로 구현한 디지털 가상공장 ‘메타 팩토리’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개념을 바탕으로 실제 공장과 동일한 쌍둥이 공장을 가상 공간에 설립한다는 것이다. 이 개념은 물리적 사물과 세계를 디지털 세상에 똑같이 옮겨내는 것을 뜻한다. 연말 싱가포르 주롱 혁신단지에 건립되는 HMGICS를 그대로 구현한 첫 메타팩토리를 구축한다.
가상 공간에 구현된 메타팩토리는 실제 공장의 운영을 보다 고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 공장을 가동하지 않아도 미리 개선할 수 있는 과제를 발굴할 수 있는 것. 또한 현실 공장을 메타팩토리에 실시간으로 구현함에 따라 공장 내 문제 발생 시 신속한 원인 파악이 가능하고, 물리적 방문 없이도 문제를 원격으로 실시간 해결할 수 있다.
◇한 번 충전으로 1000km 달리는 벤츠 전기 콘셉트카 ‘비전 EQXX’
1회 충전으로 1회 충전 1000km 이상의 주행거리와 1kWh당 약 9.6km 이상의 에너지 효율을 달성한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 콘셉트카 ‘비전 EQXX’가 공개됐다. 벤츠가 추구할 미래 전기차의 청사진이다.
비전 EQXX의 가장 큰 특징은 배터리 용량이 아닌 에너지 밀도를 높인 배터리의 탑재다. 약 100kWh의 고용량 배터리 팩이 탑재됐는데 대형 전기 세단인 더 뉴 EQS와 비슷한 용량임에도 크기는 절반, 무게는 30% 더 가볍다. 또한 루프에 117개 태양 전지를 장착해 최대 24km의 추가 주행거리 증가 효과도 노리고 있다.
내부에는 탑재된 47.5인치의 완전 일체형 디스플레이는 양 A필러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 새롭게 설계한 벤츠 전기차 인포테인먼트 화면을 제공해 3D 내비게이션 기능과 하이파이 오디오, 동영상 스트리밍 등을 제공한다.
◇이동하는 거실, 캐딜락 ‘이너스페이스’ 콘셉트
캐딜락이 공개한 2인승 전기 콘셉트카 ‘이너스페이스(innerspace)’는 승객이 운전이 아닌 여정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완전 자율주행 경험을 제공한다.
이너스페이스는 앞서 완성차 업체들이 선보인 자율주행 콘셉트카와 마찬가지로 ‘이동하는 거실’에 중점을 둔다. 내부의 넓은 LED 디스플레이를 통해서는 인공지능(AI)이 주행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증강현실과 각종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제공한다. 루프는 편안한 승하차를 돕기 위해 도어와 함께 개방된다.
◇스텔란티스, 아마존과 손잡고 소프트웨어 개발 박차
스텔란티스는 CES를 통해 첨단 전동화, 실내 공간 기술, 자율주행 및 커넥티비티 기술을 제시할 계획을 전했다. 스텔란티스는 이탈리아와 미국이 합작한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프랑스의 푸조·시트로엥(PSA) 그룹이 합병한 회사다. 마세라티, 크라이슬러, 지프, 시트로엥 등 14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과 손잡고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소프트웨어 플랫폼 ‘STLA 스마트콕핏’을 개발할 계획이다. 스텔란티스의 브랜드별 고유 기능을 활용한 연결성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클라우드를 통해 지프로 험한 지형을 주행하기 위한 오프로드 코칭을 제공하거나, 크라이슬러 퍼시피카로 로드 트립 플래너와 연결할 수 있다. 또한 아마존의 알렉사로 작동하는 기기와 연결돼 집에서 차를 작동하거나 차에서 집안 기기를 동작할 수 있다.
◇LG전자, 모빌리티와 로봇 분야 혁신 ‘LG 옴니팟’
LG전자가 처음 공개한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콘셉트 모델 ‘LG 옴니팟’. 조주완 LG전자 사장(대표)이 온라인으로 진행된 프리미어 행사에서 LG 옴니팟 콘셉트카를 타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스마트홈에서 모빌리티로 확장된 씽큐를 통해 자동차를 새로운 생활공간으로 제시했다. 주 사장의 등장 장면 외에도 사용자가 이동하는 동안 차내 디스플레이를 보고 운동하는 등 일상 생활하는 콘셉트 영상을 선보였다.
◇베트남 ‘빈패스트’, 미국 배터리 공장 설립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자동차업체 ‘빈패스트’가 글로벌 자동차 업체 대열에 합류하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빈패스트는 미국 제조단지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CES를 통해 밝혔다.
지난해부터 베트남 시장에 전기차를 선보인 빈패스트가 배터리 대여 제도를 적용한 보급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미국에서 출시하기 위한 사전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 말부터는 가솔린 구동 전기차(하이브리드) 생산을 중단하고 100% 전기차 회사가 될 것이라는 계획도 발표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