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칼럼]핀테크 산업 양극화, 이제는 대안 마련해야 할 때

Photo Image

지난 4~5년간 우리나라 핀테크 산업은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왔다. 핀테크 기업이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 전 분야에 진출해서 유니콘과 예비 유니콘을 탄생시켰고,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 결합으로 금융플랫폼을 만들어 냈다. 특히 작년에는 데이터경제 시작 이후 최초의 융합신산업이라 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산업이 개화했다.

카카오뱅크 상장 시가총액이 40조원을 웃돌며 기존 은행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과거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다. 핀테크 업계 노력도 노력이지만, 그동안 강력하고 일관성 있게 핀테크육성정책을 펴 온 금융당국이 박수를 받을 만하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금융 디지털화와 기술변화가 워낙 빨라 핀테크업계 내에 새로운 문제점들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핀테크업계 양극화, 빅테크규제 불똥이 영세 핀테크업체에까지 튀고 있다. 기술인력 몸값은 천정부지로 올라 초기 단계의 핀테크업체는 인력 채용을 엄두도 내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 같은 역효과가 지속되면 그간 쌓아온 핀테크 산업의 좋은 성과가 멈춰설 수 있다. 새로운 성장과 도약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대안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신산업으로서의 핀테크 '지속가능성'에 방점을 맞춰 미흡한 생태계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우선 성장단계별로 핀테크투자를 활성화하되 특히 시장실패 또는 취약영역이라 할 수 있는 창업초기단계 투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영리를 추구하는 민간시각에선 수익모델이 명확하지 않고 회수기간도 긴 창업초기 핀테크투자를 꺼릴 수밖에 없다. 그만큼 창업초기 핀테크의 경우 시장실패 또는 시장취약영역이라 정부의 정책 개입이 필요하단 얘기다. 또 경험 많고 역량 있는 벤처캐피털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허들레이트(Hurdle rate)의 대폭인하, 성과보상배율(Payout ratio) 제고도 검토할 만하다.

또 기존 금융사와 핀테크의 협력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은행 등 기존 금융사들은 최근 빅테크와의 금융플랫폼 전쟁을 선포할 정도로 위기의식이 강하다. 따라서 소자본이지만, 기술력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핀테크업체 협력은 윈-윈전략이 될 수 있다.

전통 금융사의 보다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핀테크투자, 무형자산 평가에 초점을 둔 기술금융지원이 필요하다. 금융사와 핀테크업체 공동의 혁신금융서비스에 대해 가점을 주는 것도 한 방안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기술인력 지원이다. 빅데이터·인공지능 등 인프라기술은 금융플랫폼과 마이데이터사업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요소다.

이들 기술인력 수요가 급증하고, 빅테크, 대형 금융사 간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기술인력의 빅테크·대형 금융사으로의 쏠림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따라서 자본력과 브랜드 열위인 소규모 핀테크업체에 대한 인력지원방안으로 핀테크업체에 대한 벤처 스톡옵션, 병특제도 활용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핀테크지원센터의 '핀테크인턴십'과 같은 프로그램 확산도 초기 핀테크업체 육성에 촉매가 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3~6개월간 핀테크업체와 현장에서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실무형 교육 체계다. 이 같은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해 인턴십과 함께 인력의 정규직 전환도 고려해볼 만하다.

마지막으로 비금융과의 융합을 통한 핀테크 확산과 지원이 필요하다. 금융플랫폼시대, 금융과 비금융의 융합이 대세다.

특히 소비자들이 흥미를 갖고 있는 분야와의 융합이 금융경쟁력 제고에 중요하다. 따라서 부동산(프롭테크), 의료헬스(메디테크), 교육분야(에듀테크)와 핀테크의 연결 및 지원방안 마련을 통해 핀테크 및 금융플팻폼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향후 새로운 핀테크정책의 전개를 기대한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ysjung1617@sogang.ac.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