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3사 'CJ ENM 출신', 사업 전반 노하우 이식
PP진출…안정적 수익 담보도 기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일제히 콘텐츠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직접투자와 자회사 설립 등으로 방송채널사용사업(PP)에 진출해 영상 콘텐츠 기획·제작에 뛰어들었다. 콘텐츠 전문인력 채용도 늘리고 있다. 넷플릭스·웨이브·티빙 등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가 오리지널 콘텐츠로 유료방송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따른 견제가 필요하다. IPTV 3사 간 콘텐츠 차별화로 플랫폼 경쟁력도 높이기 위함이다.
◇CJ ENM 출신 전면에 내세운 IPTV 3사
LG유플러스가 이덕재 전 CJ ENM 아메리카 대표를 CCO로 영입함으로써 IPTV 3사의 콘텐츠 사업 주요 인사가 CJ ENM 출신으로 채워졌다. KT는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대표, SK브로드밴드는 김현성 미디어에스 운영총괄이 CJ ENM 출신이다. 세 임원의 CJ ENM에서 콘텐츠 사업 전반의 경험과 노하우가 IPTV 각사로 이식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은 모두 CJ ENM에서 PP 사업과 드라마·콘텐츠 관련 국내외 사업을 주도한 경험이 있다. 사별 콘텐츠 전략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함과 동시에 다양한 파트너와 협업, 자체 플랫폼 위주 성장 등 각기 다른 부분도 존재한다. 3사 간 치열한 콘텐츠 경쟁이 예상되는 이유다.
지난해 3년간 4000억원 이상 콘텐츠 투자 계획을 밝힌 KT는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가 컨트롤타워로 미디어·콘텐츠사업을 주도한다. KT스튜디오지니는 100여개국 수출에 성공한 오리지널 드라마 '크라임퍼즐'과 같이 콘텐츠 기획·제작을 확대하고 스토리위즈와 지식재산(IP) 확대를 모색한다. 케이블TV·IPTV·위성방송·OTT 등 모든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것도 KT만의 강점이다.
SK브로드밴드는 자회사 미디어에스를 통해 지역 특화 콘텐츠, 다큐멘터리, 예능 등 다양한 방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3사 중 유일하게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와 제휴를 맺지 않은 사업자지만 OTT 관계사 웨이브와 시너지 확대를 꾀한다. 동시에 애플TV·HBO 등 글로벌 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콘텐츠 다양성을 확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미디어로그를 통한 방송채널 운영 이외에도 확장현실(XR)·스포츠·키즈 등 특화 콘텐츠를 육성한다. 콘텐츠 사업의 플랫폼 비즈니스 확장과 데이터·광고·콘텐츠 사업 간 연계를 검토하고 있다. IPTV 3사 중 가장 먼저 넷플릭스와 제휴한 데 이어 디즈니플러스와 IPTV 단독 제휴를 성사하는 등 글로벌 사업자와의 제휴로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PP 진출로 콘텐츠 투자 회수 구조 완성
IPTV 3사의 자체 제작 콘텐츠는 각사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어서 투자 부담이 일반 콘텐츠 제작사보다 상대적으로 낮다. 통신사가 콘텐츠 사업 진출을 주저했던 것은 일정한 매출과 수익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이동통신(MNO)·IPTV·초고속인터넷 등 월 이용료가 주요 수익원인 안정적 사업구조를 가진 통신사 입장에서 수백억원을 투자하고도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는 콘텐츠 투자는 불안정한 사업영역이었다.
그러나 KT스카이라이프 자회사 스카이TV를 통해 PP 사업을 영위해 온 KT뿐만 아니라 SK브로드밴드가 자회사 미디어에스, LG유플러스가 자회사 미디어로그를 통해 PP 사업에 진출하며 콘텐츠를 제작하더라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확실한 채널을 갖췄다. 종합편성채널, OTT 등 방송채널과 플랫폼 다변화로 콘텐츠 수요가 늘고 있다. '오징어게임' 등 K-콘텐츠의 사업성과 경쟁력이 확인된 것도 IPTV가 콘텐츠 투자를 늘리는 이유가 되고 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