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새해 3가지 키워드 '현실 인식, 빠른 대응, 미래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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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주요 기업의 총수와 최고경영자(CEO)가 3일 시무식을 열고 올해 경영 키워드로 '변화와 도전'을 꼽았다. 세계 시장에서 앞서 나가려면 끊임없이 변화하고, 새로운 도전에 쉼이 없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그룹, “고객 지향 기술 혁신”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은 공동으로 내놓은 신년사에서 “고객을 지향하는 기술 혁신은 지금의 삼성전자를 있게 한 근간”이라며 최고의 고객경험(CX) 전달을 당부했다.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은 “과거의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 경직된 프로세스와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문화는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신성장 분야로 선정해서 집중 육성하고 있는 자율주행·로보틱스·도심항공교통(UAM) 같은 미래사업 영역에서 스마트 솔루션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이날 신년사에서 “항공우주·그린에너지·디지털금융 같은 미래사업은 단기간에 핵심 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확신과 목표 의식으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부장 기업 “조직·사업 변화로 경쟁 극복”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대표 기업들은 올해에는 어려운 시장 환경을 극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글로벌과 1등 마인드를 지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로 메모리 업계 강자로 발돋움한 만큼 개척자 정신을 함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사업구조 변화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기존 수급형 사업에서 벗어나 수주형, 새로운 CX를 제공하는 '시장 창출형' 사업에 매진할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화두로 '민첩'을 제시했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호랑이 같은 민첩함으로 경쟁사를 완전히 압도하며 포효하는 한 해를 만들자”라고 강조했다. 배터리 업계는 품질 혁신과 이를 실현할 조직 문화 변화에 방점을 찍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업무 방해 요소를 과감히 없애고 수평 문화 정착에 힘쓰자고 주문했다.

◇유통 총수, “새로운 도전이 성장 기회 창출”

유통 대기업은 '실행력'과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수많은 도전과 실패가 있었기 때문에 성공이 가능했다”면서 “실패에서 교훈을 찾아 계속 도전한다면 기회를 잡을 공산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제2의 월마트도 아마존도 아니라 제1의 신세계”라며 성공 공식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가 보지 않은 길에 도전할 것을 주문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가치의 합을 키우는 내외부 협력을 통해 성장 스토리를 써 나가자”고 말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미래 성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냉엄한 현실을 엄중히 인식하고 CJ의 대변혁을 시작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통신·금융, “기술 변화 선제 대응”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기술혁신에 따른 변화에 대응하고,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구현모 KT 대표는 “비즈니스 모델 중심의 사업구조를 고객 중심으로 전환하고, 일하는 방식을 혁신해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차별화한 CX를 제공하는 '빼어남'과 디지털 혁신을 기반으로 새롭게 도약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윤종규 KB금융그룹,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등 5대 금융지주사 회장들은 일제히 인터넷 은행과 빅테크로 인한 '디지털 경쟁력 위기'를 지목했다. 지난해 카카오뱅크 시가총액이 금융지주 상위권을 뛰어넘는 등 '변화의 쓰나미 경보'가 울리고 있다면서 한발 빠른 대응을 강조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