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캐딜락 CT5 "멈추면 럭셔리카, 달리면 스포츠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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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CT5.

5000만원대 자동차는 선택의 폭이 너무 넓다. 국산 고급 세단은 물론 수입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살 수 있다. 캐딜락의 숨은 진주와 같은 고급 중형 세단 'CT5'도 후보군에 포함된다.

CT5는 미국차 브랜드 특유의 품격 있는 디자인에 독일차 브랜드처럼 탄탄한 기본기로 달리는 맛을 살렸다. 강력한 성능과 도심형 세단의 장점을 접목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만족시킨다. 워낙 경쟁이 치열한 수입 중형 세단 시장에 뛰어든 만큼 올해 CT5 판매량이 많진 않다. 반도체 수급난 영향으로 수입 물량이 부족했던 게 원인이다. 누구나 타는 차가 아닌 남다른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라면 충분히 추천할 만한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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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CT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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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CT5.

CT5 첫인상은 기대 이상으로 멋스러웠다. 캐딜락 헤리티지를 현대적으로 표현한 외관은 브랜드의 미래를 보여주는 에스칼라 콘셉트 디자인 철학을 계승했다. 차체는 전체적으로 날렵한 패스트백 스타일이다. 날카롭게 다듬은 세로형 주간주행등은 한눈에 캐딜락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캐딜락 로고가 시선을 잡는 전면 그릴은 웅장할 만큼 크다. 휠 하우스를 꽉 채운 19인치 알로이 휠은 낮은 차체와 잘 어울린다.

화려한 외모와 달리 실내는 활용성을 최우선으로 설계했다. 조작 편의를 위해 모든 장치가 간결하다. 강화된 보안성과 응답성을 자랑하는 제너럴모터스(GM)의 글로벌 B 일렉트릭 아키텍쳐를 캐딜락 모델 최초로 적용했다. 차세대 CUE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디지털 디바이스와 높은 호환성을 제공한다. 대시보드에 돌출된 형태로 자리한 10인치 CUE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는 시인성과 조작성을 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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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인치 CUE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캐딜락 CT5.

주행을 시작하면 고급차다운 정숙성이 인상적이다. 노이즈 캔슬링 시스템과 함께 15개 스피커를 적용한 보스 퍼포먼스 시리즈 오디오 시스템을 갖췄다. 고속도로 주행에서도 외부 소음을 잘 차단해주며, 낮은 볼륨으로도 깨끗한 음질을 들려줬다. 빠른 공기 순환과 정화 기능을 갖춘 에어 이오나이저는 쾌적한 실내 공간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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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CT5 전면 모습.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스포츠카를 타는 듯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설정하면 엔진 반응이 빨라지면서 배기음까지 커진다. 스티어링 휠 반응도 묵직해진다. 세 가지 세계 최초 기술을 담은 2.0ℓ 가솔린 트윈 스크롤 터보 엔진은 후륜 구동 방식으로 차량을 움직인다. 최고출력 240마력/5000rpm, 최대토크 35.7㎏·m/1500~4000rpm의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데 급가속 시마다 터보차저가 돌아가는 소리가 살짝 들린다.

엔진은 가속 지연 현상인 터보랙을 현저히 줄이고 낮은 1500rpm의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도 최대토크를 뿜어내는 트윈 스크롤 기술을 적용했다. 3-스텝 슬라이딩 캠샤프트과 액티브 써멀 매니지먼트 디자인 등 신기술로 엔진 효율성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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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CT5 19인치 휠과 미쉐린 런플렛 타이어.

가속감이 강렬하지만 주행 질감과 승차감 자체는 부드럽다. 10단 자동변속기 덕분이다. 높은 출력을 손실 없이 전달하면서도 매끄럽게 변속을 진행한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뒤 독립식 멀티링크 방식이다. 노면을 1/1000초 단위로 스캔해 스스로 댐핑력을 조절하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기술이 승차감을 높이는 데 일조한다. 타이어 규격은 245/40R19이다. 미쉐린 사계절 런플랫 제품으로 소음이 적으면서도 고속 주행에서 안정감을 준다.

다양한 첨단 주행장비는 운전에 자신감을 더한다. 전방 차량과의 거리를 탐지해 스스로 속도를 조절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비롯해 사용자가 직접 각도와 밝기, 원근을 조절해 300% 넓은 후방 시야를 제공하는 리어 카메라 미러, 주차 시 차량 주변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보여주는 HD 서라운드 비전 카메라 등을 갖췄다. 4가지 모드 변경이 가능한 헤드업 디스플레이, 전후방 자동 제동, 보행자 감지 긴급 제동 등도 탑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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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CT5 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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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CT5 변속기 레버.

가격 대비 훌륭한 편의장비도 칭찬할 만하다. 모바일 커넥티비티를 높인 NFC 페어링과 애플 카플레이를 제공한다. 앞좌석은 히팅과 통풍 마사지까지 된다. 다양한 원격제어 옵션을 탑재한 어댑티브 리모트 스타트, 발동작으로 쉽게 트렁크를 열 수 있는 핸즈프리 트렁크도 돋보인다.

연비나 트렁크 공간은 다소 아쉬웠다. 공인 복합 연비는 10.2㎞/ℓ로 실제 시승 시 복잡한 도심에서 7~8㎞/ℓ, 한적한 고속도로에서 11~12㎞/ℓ 정도를 달릴 수 있었다. 트렁크 용량은 337ℓ로 여행용 캐리어나 골프가방 등을 여러 개 넣기엔 비좁게 느껴졌다. CT5 가격은 트림에 따라 기본기에 충실한 프리미엄 럭셔리 5428만원, 날렵한 스타일의 디자인과 옵션을 더한 스포츠 5921만원이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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