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를 논할 때 가상현실·증강현실(VR·AR)을 빼놓을 수 없다. VR·AR는 이미 익숙한 기술이지만 시장 성장은 더뎠다. 눈에 피로감을 주는 기술 한계와 콘텐츠 부족 탓이다. 그러나 휴고 스와트 퀄컴 XR 총괄 부사장은 2년 안에 VR·AR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금까지 VR·AR이 과도기였다면 새해 본격적인 전환기에 돌입할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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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고 스와트 퀄컴 XR 총괄 겸 부사장>

스와트 부사장은 “처음 스마트폰은 오늘날과 같은 멋진 디스플레이도, 애플리케이션(앱) 수도 많지 않았다. 연결 속도도 빠르지 않았다”면서도 “이후 지속적 개선으로 지금은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에) 열광하고 수많은 콘텐츠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과거 스마트폰이 시장 대세로 자리잡는데도 시간이 걸렸다. 스와트 부사장은 VR·AR도 성장에 시간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이를 '플라이 휠' 기간이라고 설명했다. 플라이 휠은 회전속도를 고르게 하는 자동차 장치다. 시장에서는 급성장기를 앞둔 동력 확보 기간을 뜻한다. 일종의 추진력을 얻는 과정이다. 스와트 부사장은 “모든 기술이 연착륙하려면 몇 사이클이 걸린다”면서 “VR·AR는 2년 안에 기술과 콘텐츠 측면에서 새로운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VR·AR가 빠르게 자리잡는 분야로 게임이 손꼽힌다. 하지만 게임만으로는 메타버스로 전환할 VR·AR 시대를 열 수 없다. 스와트 부사장은 다음 부상할 시장으로 훈련과 피트니스(헬스케어)를 지목했다. 이미 월마트 등 일부 기업이 신입 직원 교육을 VR·AR로 진행한다. 뇌졸증 치료 솔루션 회사 페넘브라는 뇌졸증 환자의 재활 치료에 VR·AR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스와트 부사장은 VR·AR 적용 사례가 많아지려면 개발 생태계가 확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퀄컴이 지난해 11월 스냅드래곤 스페이스를 발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앞서 퀄컴은 스냅드래곤 XR이라는 VR·AR 전용 칩셋을 만들었다. 이는 하드웨어 생태계를 이루는 핵심 요소다. 스냅드래곤 스페이스는 하드웨어에 담길 VR·AR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구현할 개발 플랫폼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VR·AR 개발 환경이 메타버스 시대를 앞당긴다는 것이 스와트 부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VR·AR 생태계에 한국 개발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원했다. 한국 같은 기술 선진국의 참여로 생태계를 보다 견고히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스와트 부사장은 “VR·AR를 위해 한국 개발자를 유치하고 싶다”면서 “내년 상반기 (스냅드래곤 스페이스) 플랫폼이 공식적으로 공급될 때 한국 개발자와 생태계 강화를 위해 더욱 긴밀하게 협력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하와이(미국)=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