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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선 후보간 다른 공약 행보를 걷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일명 '물량 공세식'이라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손에 꼽힐 만큼 공약이 적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많은 분야에 넓게 퍼지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식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일명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시리즈다. 물량 공세식으로 공약을 발표한다. 이 후보와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24일까지 공개한 대선 공약은 모두 36개다. 이 후보는 지난달 11일 가상자산 과세 1년 유예라는 '소확행 1호' 공약 이후 연일 쏟아냈다.
이런 덕에 대선이 '네거티브 전쟁'으로 흐르는 양상을 '공약 발표'로 시선을 분산시키는 셈이다. 이 후보는 지난 21일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이 숨진 사건에 대해 침묵했다. 그러면서도 22일에는 과학기술 분야 정책, 23일 난임시술 지원강화 공약을 발표했다. 24일에는 병사 월급을 2027년 200만원 이상 올리고, 스마트 강군을 건설하는 선택적 모병제를 발표했다. 모병제로 전투부사관 5만명, 행정·군수·교육 분야에 전문성 군무원 5만명을 충원하고, 대통령 직속 국방혁신기구 설치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공약의 타깃 집단도 폭넓다. 청년을 향해서는 △가상자산 과세 1년 유예 △청년면접 지원 서비스 도입 △e스포츠 산업 발전 육성방안 △상병수당 도입 △병사 월급 인상 등을 내놨다. 여성과 가족 표심을 향해선 △변형카메라 관리제 △아동학대, 영아살해 엄벌 △아동급식 개선 △난임시술 지원 강화 △어린이 등하굣길 교통안전 공약 등을 발표했다.
이 외 △반려동물 진료비 표준수가제 △휴대폰 안심 데이터 무료제공 △주가조작 근절 △불법 사무장병원·면허대역약국 근절 등도 생활 밀착형 공약이다. 일 잘하는 실용형 경기지사의 모습을 대통령 후보로서도 보여주자는 전략이다.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공약' 발표를 아끼고 있다. 공약 발표가 늦어지다 보니 아내 김건희씨 논란과 윤 후보의 발언 실수로 여당이 공세를 펼치면 속수무책인 상태다.
이전에 밝힌 공약은 주로 문재인 정부가 실책한 부분을 지적하며 대안으로 내놨다. 주로 △부동산 △자영업자·소상공인 손실보상 50조원 △탈(脫)원전 폐기 등이다.
국민의힘은 새해 1월 초부터 대선 공약을 본격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지난 20일 선대위 회의에서 “내년 1월 초에 들어가면 한 주에 하나 정도씩 공약이 발표될 수 있을 것 같다”며 “정책총괄팀에 12월 말까지 전반적인 공약 준비를 끝내라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 13일에도 김 위원장은 “(선대위에) 정책을 개발해 공약을 내세우겠다는 부서가 너무 많다. 원희룡 정책총괄본부장이 모든 것을 종합해서 한목소리로 나갈 수 있게 창구를 단일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내놓는 공약이나 메시지가 행동과 다른 점도 야당에선 '위기'가 될 수 있다. 앞서 이준석 당대표는 지난 23일 “'30대 장관을 만들겠다'는 것은 굉장히 파격적”이라면서도 “30대 장관을 만들겠다는데 윤핵관은 30대 당대표를 물어뜯어서 이 상황을 만들었으면 이게 메시지가 같이 가겠나”라고 비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