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는 한국의 아홉 번째 무역 상대국이며, 한국은 호주의 네 번째 교역 상대국이다. 한국은 호주에서 중요한 광물의 40%를 수입하고 있으며, 전통적으로 호주의 석탄·철광석·천연가스와 같은 광물자원과 에너지 주요 구매자다. 특히 호주는 리튬, 망간, 니켈, 티타늄, 지르코늄과 같은 핵심광물 주요 생산국 가운데 한 곳이다. 이들 광물은 녹색 및 청정 기술에 필수적인 원료다. 지난해 기준 호주는 세계 4위의 희토류 생산국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리튬 생산 국가다.
한국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를 설정하고 자동차 산업을 전기자동차로 전환하고 있으며, 배터리와 반도체 제조 부문에서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고 있다. 또한 배터리, 반도체, 수소차 등 미래 산업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으며, 친환경 원료 광물의 공급망을 재편하는 과정에 있다. 이런 점에서 호주는 한국이 저탄소 미래 국가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핵심 원료의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공급처가 될 수 있다. 호주 입장에서 한국은 자원과 에너지 분야에서 최고 무역 및 투자 파트너 가운데 한 곳이다. 그리고 글로벌 에너지 전환에 필수적인 전기자동차 등 다양한 첨단 소비재 및 산업용 제품을 수입할 수 있는 중요한 교역 상대국이다.
호주는 광물 탐사, 채굴, 생산 및 가공 분야에서 세계적인 리더가 되기 위해 연구개발(R&D)과 인프라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리고 광물산업 발전을 위해 채굴, 가공, 분리, 정제, 제조 전 과정에 대해 집중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미래의 친환경 녹색 산업에 필수적인 핵심광물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이 분야에서 한국과 호주 업계가 상호 이익이 되는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기회는 무궁무진하다. 이미 핵심광물 분야에서 한국과 호주 간 투자 및 협력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대표 협력 사례로 호주전략물자회사(ASM)는 전략 금속과 합금제품 생산을 위해 내년까지 충북 청주시 오창에 상업용 금속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ASM 오창 공장은 원료 처리 및 정제 단계를 거쳐 금속화합물과 금속분말을 생산하는 모든 단계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는 한국이 목표로 하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공급망을 구현하는 첫 번째 사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공장에서는 네오디뮴, 페로세륨 합금, 이스프로슘, 지르코늄 합금 및 티타늄 분말을 포함해 연간 5200톤의 금속원료가 생산될 예정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탄소중립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오는 2040년까지 주요 광물에 대한 전 세계 수요가 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친환경 미래 산업의 성장을 위해 희토류와 같은 주요 광물 원료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우리 정부와 업계가 공급망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광물자원 수입의 원천을 다변화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제조업 중심의 한국과 자원이 풍부한 호주 간 공급망 협력 강화는 한국 제조업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이다.
한국은 핵심광물 채굴부터 재활용과 처리에 이르는 전 과정을 아우르는 수직 통합형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중요한 광물에 대한 중국 공급망 지배력 대안을 모색하면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를 희망한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과 호주 간 공급망 협력 상호 이점은 분명하다. 이번에 양국 정상이 발표한 공급망 협력 방안은 중요한 광물 프로젝트에 대한 한국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고, 한국은 신뢰할 수 있는 공급처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 청정에너지 기술과 첨단 전자제품 제조 역량이 호주의 풍부한 광물자원과 결합하면 양국의 경제 관계는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현 산업연구원장 juhyeon@kie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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