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올해 한국 시장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 한 번 갈아치웠다. 연간 수입차 판매 순위에서도 지난해 8위에서 네 계단 뛰어오르며 독일 3사에 이은 4위 자리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19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11월 테슬라는 국내에서 1만7818대를 판매해 이미 작년 연간 판매 대수(1만1826대)를 웃도는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수입차 전체 누적 판매 순위에서도 작년 8위에서 올해 4위로 올랐다. 수입차 시장 전통의 3강인 메르세데스-벤츠(6만9529대), BMW(6만1449대), 아우디(2만1253대)에 이어 전기차로만 4위에 오른 것은 놀라운 성과다.
테슬라는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 출시 이후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2019년 2430대였던 연간 판매량은 모델3 물량이 1만대 이상 쏟아진 작년 1만1826대로 처음 1만대를 돌파했다. 올해는 11월까지 1만7818대를 팔았다. 현재 테슬라는 모델3나 '모델Y' 계약 시 6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할 만큼 수요가 몰린다. 현 추세라면 새해 2만대 이상도 가능할 전망이다.
국내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테슬라 입지도 넓어졌다. 올해 1~11월 팔린 전기차 9만1575대 가운데 테슬라 점유율은 19.4%에 달했다. 전기차 10대 중 2대가 테슬라였던 셈이다. 수입 전기차로는 압도적 판매 1위다.
올해 테슬라 판매 성장세는 모델3와 모델Y 두 차종이 나란히 견인했다. 모델3는 8893대, 모델Y는 8886대가 팔렸다. 독일 3사 주력 차종인 벤츠 E클래스(2만3333대), BMW 5시리즈(1만6610대), 아우디 A6(9894eo)에 이어 수입차 차종별 판매 4, 5위에 해당하는 실적이다. 작년 테슬라가 판매량 대다수를 모델 3(1만1003대)로 채웠던 것과 대조적이다.
판매는 늘고 있지만 테슬라의 한국 시장 대응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비판은 여전하다. 테슬라는 최근 별도 안내 없이 가격을 올리거나 차량 주문을 중단해 고객 불만을 샀다. 테슬라는 올해 들어 여러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달에는 모델3와 Y 가격을 각각 200만원 올렸고, 700만원대였던 자율주행 시스템 옵션을 900만원대로 인상했다. 모델S와 X 신규 계약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
새해부터는 수입차 시장에도 다양한 전기차가 나올 예정이어서 테슬라가 계속 상승세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볼보에서 독립한 전기차 전용 브랜드 폴스타가 연말 국내 론칭 행사를 시작으로 새해 초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벤츠, BMW, 아우디 등도 세단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까지 다양한 형태 전기차를 들여와 국내 전기차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한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