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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TV시네마 희수 포스터>

죽은 딸이 인공지능(AI)으로 복원된다면. 교통사고로 잃은 딸 '희수'를 잃고 상실감에 빠져있던 주은(전소민 분)은 태훈(박성훈 분)의 친구이자 프로그램 개발자 준범(김강현 분)의 권유로 '희수'를 인공지능(AI)으로 복원한다.

희수를 만난 뒤 활력을 찾은 주은은 가상현실(VR)에서 만나는 AI 희수에게 집착하면서 또 다른 파국을 일으킨다. 웨이브 오리지널 TV시네마 '희수' 속 이야기다.

드라마는 주은과 태훈을 통해 죽은 사람을 가상현실(VR)로 다시 만나볼 수 있다면 어떨지, 사랑하는 존재를 마음속에 묻어버리지 않고 떠나보내지 않고 살아있는 것처럼 만나면 마냥 좋을지 물음을 던진다.

희수 이야기는 더 이상 상상 속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 VR와 AI를 접목한 기술이 우리 현실 곳곳에 존재한다. 가장 먼저 VR 기법을 활용한 게임업계를 시작으로 항공·군사 비행조종 훈련, 의학 분야에서 수술과 해부 연습 등 각 분야에 활발히 응용되고 있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VR 기술은 새로운 소통의 장을 열어주는 핵심 기술로 떠올랐다. 외부 활동 제약을 VR 기술로 풀어가며 친구와 만남은 물론 학습 서비스·콘서트 등 각 생활 분야에서 VR이 매개체가 되는 일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실제 주은과 희수 만남도 현실 가능한 이야기가 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죽은 사람 개인정보를 활용해 AI 챗봇으로 구현하는 특허를 취득했다. MS는 이 기술로 죽은 사람 이미지와 데이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로 죽은 사람을 디지털로 환생시켜 살아있는 가족과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희수처럼 사랑하는 이를 잃은 상실감을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그렇지만 기술이 인간 상실감을 완벽히 해소할 수 있는지, 무한한 존재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은 남아있다.

AI는 실제로 망자가 돌아온 것처럼 대화를 하고 망자의 말투로 이야기하며 같은 습관을 흉내 낸다. 하지만 그것이 데이터가 아닌 인간 존재 영역으로 볼 수 있는지 논의가 필요할 시기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세계 속 영원한 존재와 현실 사이에 생기는 괴리에 따른 혼란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드라마는 이러한 고민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준범은 희수가 기록된 영상과 AI 연동 CCTV 영상을 통해 생전의 기억을 복원하고 자아까지 형성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다. 하지만 AI 희수는 개발자 의도대로 치명적 거짓말도 하도록 설계된다. 현실과 가상의 혼란을 우려해 AI 복원을 반대하던 주은도 복원된 희수를 만나 죽음 자체를 부정하는 광기를 보인다.

다른 의도를 갖고 프로그래밍을 조작하는 준범, 가상세계에 모든 삶을 던져버리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전달된다. 개발자 준범은 VR 기술을 이렇게 옹호한다. “진짜 구름이(AI 복원 반려견)가 뭔데요. 습관·행동이 구름이 아니에요? 구름이는 이제 또 다른 삶을 사는 거예요.”

AI 기술 가치와 윤리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TV시네마 희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에서 시청할 수 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