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안희연이 아이돌 세계를 조명한 JTBC 월화드라마 'IDOL[아이돌:The Coup]'(극본 정윤정·연출 노종찬·제작 JTBC스튜디오·미디어그룹테이크투·트랜스페어런트아츠, 이하 아이돌) 핵심인물 '제나' 역을 맡으면서 아티스트이자 인간으로서 정체성을 다시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써브라임 아티스트 에이전시 사옥에서 JTBC 드라마 '아이돌'을 마무리한 안희연과 만났다. 안희연은 '위아래' '핫핑크' 등 대표곡으로 잘 알려진 원조 역주행돌 EXID(이엑스아이디) 멤버다. 최근 독립영화와 웹드라마 활약으로 배우로서의 삶을 사는 아티스트다. 드라마 아이돌과 함께 배우로서나 인간으로서 조금 더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아이돌 문화 이면의 무거운 현실을 다룬 극 속에서 엘(추소정 분), 현지(안솔빈 분), 스텔라(한소은 분), 채아(김지원 분) 등과 함께 극 중 그룹 '코튼캔디'를 이끄는 주인공 '제나' 역을 통해 EXID 기억을 환기함은 물론 한층 더 성숙한 모습을 비쳤다. 안희연은 드라마 '아이돌'로 주어진 시선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연기를 비롯한 다양한 행보를 통해 차분하게 자신을 쌓아나가겠다는 마음을 표현했다.

-드라마를 마무리한 소감은.
▲후련하면서 섭섭하다. 촬영하면서 든 힘든 생각과 오랜만에 팀으로 함께 있었던 기억에 대한 기쁨이 겹쳐져 기분이 묘하다.
-'아이돌'로 다시 아이돌 생활을 체험했다. 어땠나.
▲많은 분이 경험해 쉬웠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환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모르는 척 연기했기에 어려웠다. 촬영 내내 21~22세 때 마음과 기억을 갖고자 노력했다.
-출연 계기는.
▲청춘으로서 새로 시작을 맞이하는 캐릭터 모습에 공감도 위로도 많이 받았다. 팬들께 무대 위의 모습을 다시 보여줄 수 있다는 것에도 주목했다. 다만 연기자로서 모습은 사실 크게 기대치 않았다.

-'제나' 캐릭터 준비를 어떻게 했나.
▲처음에는 캐릭터 '제나'로 보이기 위해 노력했지만 어느 순간 그를 그만뒀다. 스타일만큼이나 극의 매력과 메시지를 느끼는 게 중요했다. 연기 측면에서는 동료 멤버 정화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극 몰입에 있어서는 앞서 말씀드렸듯 이미 알고 있는 아픔이라 접근하기가 조금 두려웠지만 크게 마음먹고 다가갔다.
-몰입이 되는 순간이 있다면.
▲행사장 트로트 신은 다양한 애드리브로 재미를 느꼈던 순간이다. 현지와 엘이 '어차피 망돌'이라는 말을 하는 장면은 마음 아팠던 부분이다. 로맨스 신은 극 메시지를 해치지 않을까 걱정했던 부분인데 오히려 매력으로 느껴 주셔서 감사하다.

-다른 배우와 호흡은.
▲코튼캔디 멤버로부터 모든 동료배우까지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 대본 자체가 소화하기 어렵다 싶었던 감정신이 대부분이었는데, 감정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동료가 도와줬다. 나중에는 눈만 봐도 감정이 우러나와서 오히려 힘들 정도였다. 동료가 없었다면 제나로서 연기를 못했을 것이다.

-연기에 접어들게 된 계기.
▲EXID 종료 이후 배낭여행과 철학모임을 통해 '내 안의 목소리'에 집중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 그러던 찰나에 독립영화 제안을 받고 연기를 시작했다. 여러 캐릭터를 체험하며 시야를 넓히는 것이 재밌다. 그를 통해 인간적으로도 편해진 것 같다.
-스스로 생각하는 배우로서의 장점과 원하는 장르가 있다면.
▲하나에 꽂히면 거기에만 집중하는 성격이라 캐릭터 몰입은 물론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보고 싶은 캐릭터는 악역이나 코믹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음악 계획은 없는지.
▲사실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드라마를 통해 뭔지 모를 아쉬움을 느꼈다. 당장은 아닐지 모르지만 하고 싶은 일 가운데 음악이 존재하는 것 같다.
-배우 안희연으로서 30대는 어떨까.
▲아직은 목표나 답을 찾는 것보다 원하는 것을 하면서 내가 무엇인지 쌓아나갈 것 같다. 당장에는 열심히 해온 만큼 조금은 쉬고 내년에는 올해 하지 못한 '활공'을 해보고 싶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