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컴퍼니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디즈니+가 국내 상륙한지 한 달. 오역, 콘텐츠 부족 등 기대에 못 미치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국내 팬들은 국내 론칭이 가시화된 워너브라더스 산하 OTT ‘HBO 맥스(HBO Max)’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가 이달 내 종료한다고 밝힌 빅뱅이론, 프렌즈, 다크나이트 등 인기 시리즈들이 해외에서는 HBO 맥스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는 만큼 일각에서는 HBO 맥스의 론칭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종료 예정작에 포함된 영화 인셉션, 애니메이션 어드벤쳐타임도 북미 HBO 맥스 서비스 작이다.
월트디즈니컴퍼니는 지난 1월 말 구인 사이트를 통해 한국 인력을 구하고 약 10개월 뒤 정식 론칭했다. HBO 맥스는 지난 10월 말 인재 채용 사이트 링크드인을 통해 국내 인력 구인에 나섰다. 이에 팬들은 늦어도 내년 안에는 국내 상륙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BO 맥스에서 시청할 수 있는 작품은 무엇일까? 먼저 판타지 명작 ‘반지의 제왕’과 ‘해리포터’ 시리즈 모두 해외(북미기준)에서는 HBO 맥스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빅뱅이론 등 넷플릭스 종료 예정작들도 포함된다. 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TV 시리즈 유포리아와 다큐멘터리 체르노빌 역시 HBO 작품이다.
HBO 맥스는 해리포터 리유니온 특집 방송 ‘리턴 투 호그와트’를 내년 1월 1일 공개한다고 밝혔다. 마지막 영화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부’가 10년 전 개봉했음에도 해리포터 시리즈의 인기는 아직까지 식지 않고 있다. 특히 해리포터 20주년을 맞아 제작한 리턴 투 호그와트에서 해리포터 삼총사가 다시 한 자리에 모인다는 소식에 누리꾼들이 열광했다. 북미권에서는 리턴 투 호그와트 외에도 해리포터 전 시리즈를 HBO 맥스에서 볼 수 있다.
지난 10월 HBO맥스는 인기 시리즈 ‘왕좌의 게임’ 프리퀄인 ‘하우스 오브 더 드래곤(House of the dragon)’ 예고편을 공개했다. 2022년 개봉 예정인 하우스 오브 더 드래곤은 왕좌의 게임 이야기가 시작되기 200년 전 ‘타르가르옌(왕좌의 게임 ‘대너리스 타르가르옌’의 조상)’ 가문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다. 닥터후로 유명한 배우 맷 스미스가 왕자 데몬 타르가르옌을 맡았으며, 배우 패디 콘시딘이 비세리스 타르가르옌 왕을 맡았다.
디즈니+가 앞세우는 히어로 영화가 마블 엔터테인먼트를 기반으로 한다면 HBO맥스는 DC를 필두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내년 1월 HBO 맥스를 통해 공개되는 시리즈 ‘피스메이커’는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등장한 빌런 캐릭터의 이야기를 다룬다. 크리스토퍼 스미스, 히어로명은 피스메이커인 그는 급진적인 애국주의자로 우스꽝스러운 코스튬과 상반되는 잔인한 면모를 가진 빌런이다.
이 외에 내년 3월 4일(현지시각) 개봉을 앞두고 있는 ‘더 배트맨’ 속 악당 펭귄맨(콜린 퍼렐 분)의 스핀오프 시리즈도 HBO 맥스를 통해 제작될 예정이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디즈니+ ‘런닝맨: 뛰는 놈 위에 노는 놈’, 애플TV ‘DR. 브레인’에 이어 HBO 맥스도 한국 시리즈를 선보인다. 배우 이시영은 지난 9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HBO 맥스와 협업한 드라마 ‘멘탈리스트’의 촬영을 마쳤다고 전했다. 원작은 미국 CBS 드라마로 타인의 심리와 행동 분석에 탁월한 능력을 가진 멘탈리스트 ‘패트릭 제인’이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해 경찰과 공조하는 범죄 심리 수사물이다. 국내에서 리메이크되는 작품은 배우 박시후와 이시영을 주연으로 한다.
한편, HBO 맥스의 국내 상륙은 콘텐츠가 다양화된다는 점에서 기쁜 소식이지만 소비자 부담은 가중됐다. 일부 OTT만이 국내 시장에 자리잡고 있던 과거에는 한 개의 OTT 구독만으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많았으나 디즈니+와 애플TV+에 이어 HBO 맥스까지 국내 론칭하면서 콘텐츠들이 모두 뿔뿔이 흩어지게 됐다.
해외 HBO 맥스 구독료는 넷플릭스, 디즈니+ 등 OTT와 다르다. 구독료를 내면 광고 없이 시청할 수 있는 기존 OTT와 달리 HBO 맥스는 광고를 시청하는 요금제와 광고가 없는 요금제로 나뉜다. 전자는 9.99달러(약 1만 2000원), 후자는 14.99달러(약 1만 8000원)이다. 디즈니+가 국내 론칭 당시 훌루 등 추가 상품을 없앴기 때문에 HBO 맥스의 국내 요금제도 해외와 다를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