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가 디지털전환(DX) 체질 개선으로 온라인 매출이 고공 성장했다. 특히 SPA브랜드 스파오는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전사적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며 내부 조직과 외부 채널 변화에 집중한 결과다.
이랜드 스파오는 지난해 8월 '스파오닷컴'으로 공식 온라인몰을 리뉴얼한 후 1년 3개월 만인 지난 11월 온라인 매출 109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 50% 성장한 수치다.
국내 패션업계는 소비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기울며 패션 플랫폼 기반의 신규 사업자에 비해 전통 패션업체는 다소 뒤처졌다. 이런 가운데 스파오 성과 의미는 매우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파오는 전용 상품 비중을 늘리고 공식 브랜드몰에서 단독 출시상품 늘린 점이 주효했다. 이보다 앞서 '스파오닷컴'에 대한 대규모 개편을 진행하면서 고객이 아무 때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스냅' 탭을 신설했다. 스냅 탭은 스파오가 보유한 인플루언서 300명이 자신만의 스타일로 스파오 의류를 소화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올해 출시하는 모든 협업 상품은 온라인에 먼저 출시하며 온라인 상품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썼다. 온라인에서 먼저 출시해 반응을 살펴보고 인기 상품 위주로 물량을 늘려서 오프라인 매장에도 출시, 효율성을 높였다.
무신사와 협업해 단독 상품을 보여 주고 마케팅도 진행했다. 이랜드월드와 무신사는 올해 2월 공동 상품기획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골자로 하는 협약을 맺었다. 이랜드월드와 무신사는 '뉴발란스' '스파오' '후아유' 등 3개 브랜드 중심으로 전용 라인을 출시하고 단독 상품 디자인부터 생산, 마케팅, 판매 등 다각도로 협업하고 있다.
이랜드는 스파오 이외에도 브랜드별 단독 온라인몰을 연이어 오픈하며 온라인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까지 뉴발란스, 스파오, 미쏘, 로엠, 로이드 등 이랜드가 운영하는 대표 패션 브랜드들이 차례로 단독 온라인몰을 열었다.
자체 온라인몰은 단순 판매 중심 플랫폼 역할보다 고객 소비 패턴, 성향 분석 등 빅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고객 반응이 높은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나이키, 아디다스 등은 직접판매(D2C) 채널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나이키는 2012년부터 D2C 채널을 분류해 회계 공시하는 별도 매출 관리 전략을 구사해 오고 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