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는 2001년에 설립된 경제산업성 산하의 최대 공공연구기관이다. 에너지·환경, 생명공학, 전자제조, 정보·인간, 재료·화학, 지질조사, 계량표준 종합센터 등 7개 연구 영역의 다양성을 종합적으로 활용해 세계적으로 앞선 사회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를 통해 산업계나 사회, 국가 가치로 이어지는 이노베이션 창출을 기관의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일본의 산업이나 사회에 도움이 되는 기술의 창출과 그 실용화 및 혁신적인 기술 씨앗을 사업화로 연결하기 위해 전국 11개 연구 거점에서 약 2975명의 연구자와 직원들이 혁신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와 국가전략 등에 근거, 국가혁신시스템의 핵심·선구자 입장에서 연구개발(R&D)을 하고 있다.
AIST는 '기술을 사회로'라는 슬로건 아래 지속 가능한 사회 실현을 위해 사회 과제를 해결하고, 경제 발전을 창출하기 위한 기술을 세상에 내보낼 수 있는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AIST는 최첨단 연구 성과를 신속하게 사회에 구현하기 위해 다른 연구기관보다 앞선 2002년에 벤처 창업정책을 시작했다. 2020년부터 시작된 AIST의 제5기 중장기 계획에서는 '세계를 선도해서 사회 과제 해결과 경제성장, 산업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이노베이션 창출'을 임무로 내걸고 벤처 창업·지원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AIST 벤처개발센터는 AIST의 연구 성과를 활용한 사업을 하는 설립 5년 이내 벤처에 대해 '총산연발 벤처' 칭호를 부여하고 있다. 칭호를 부여한 벤처에는 5년 동안(최대 10년 연장 가능)에 걸쳐 지원하고 있으며, AIST가 소유한 지식재산권에 대해 독점권 허락 및 전용권이 허가되고 있다.
'총산연발 벤처'는 AIST 기술이전 촉진조치(지식재산권지원, 시설지원, 법무상담 등) 실시규정에 따라 AIST에서 지원하고 있는 기업이다. 종류는 첫째 AIST의 연구 성과를 활용한 사업을 수행하고 실시에 필요한 기술 개발 체제를 보유한 법인, 둘째 연구 성과를 창출한 임직원 등이 출자하고 경영과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법인 또는 연구 성과를 창출한 임직원 등이 임원 또는 직원으로 있는 법인, AIST와의 공동연구 실적을 보유하거나 AIST의 연구 성과를 활용하고 있는 법인 가운데 한 가지 이상에 해당하는 법인, 셋째 원칙적으로 설립한 날로부터 5년 이내의 법인 요건을 만족할 필요가 있다.
'총산연발 벤처'는 일본 문부과학성과 경제산업성이 협력해서 매년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대학발 벤처' 정의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일본의 '대학발 벤처'는 첫째 연구 성과 벤처로서 대학의 연구 성과에 기초한 특허나 새로운 기술·비즈니스 방법을 사업화하는 목적으로 설립된 신규 벤처, 둘째 공동 연구 벤처는 창업자가 보유한 기술이나 노하우를 사업화하기 위해 대학과 공동연구 등을 수행하는 설립 5년 이내의 벤처, 셋째 대학기술이전벤처는 기존 사업을 유지·발전시키기 위해 대학에서 기술 이전 등을 받은 설립 5년 이내의 벤처, 넷째 대학생이 설립한 학생 벤처, 다섯째 관련 벤처는 대학이 출자한 벤처 등 다섯 가지다.
AIST는 벤처 창업 성과를 위해 벤처개발센터와 연구추진조직, 지식재산 관리의 전문 인재가 제휴해 외부 기관과의 네트워크도 활용하면서 사업화 단계에 따른 지원을 하고 있다. 벤처 창업·지원 전문 인력인 스타트업 코디네이터가 중심이 돼 벤처 비즈니스에 관한 최신 정보를 수집·전파하고 연구원의 기업가정신을 육성하고 있다. AIST는 기관 네트워크를 활용한 자금 조달처, 연계기관, 스타트업 피칭 이벤트, 매칭 이벤트, 출자제도에 의한 사업 확장 촉진과 외부자금 유치 효과를 지원하고 있다. AIST의 벤처창업 실적은 2021년 7월 1일 현재 누계 151개사가 '총산연발 벤처'로 지정되고 1개사가 기업공개(IPO), 22개사가 인수합병(M&A)에 이르렀다.
일본에서는 지금 공공과 민간이 협력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AIST는 공공연구기관으로서 벤처 창업으로 연결되는 신기술 씨앗을 만들어 가는 것과 동시에 일본정책투자은행(DBJ), 쓰쿠바 스타트업 에코시스템 컨소시엄 등 여러 외부 기관과 제휴해 AIST 단독으로 할 수 없는 경영 지원이나 자금 조달 및 인재 확보 지원에도 적극 나서는 등 기술 이전 벤처 창업지원에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와 과학기술출연연구기관(출연연)에서도 R&D 성과에 기반한 해외 원천기술, 특허기술 씨앗 확보와 기술 이전 사업화 촉진을 통한 벤처스타트업 창업을 위해 일본 AIST의 '벤처에 대한 정의' '벤처창업정책'을 벤치마킹해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박문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mspark@kitech.re.kr
-
최호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