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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고강도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그룹 유통 사업과 호텔 사업을 총괄하는 요직에 외부 인재를 앉혔다. 사업군별 시너지와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헤드쿼터(HQ) 체제를 도입했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롯데지주는 신사업 발굴 임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이동우 대표를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힘을 실었다. 실적 부진 탈피와 디지털 전환, 미래 먹거리 선점이라는 그룹 내 산적한 과제를 풀어가기 위한 극약처방이다.

롯데그룹은 25일 지주사 포함 38개사 이사회를 열고 2022년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롯데는 2017년부터 시행한 사업부문(BU) 체제를 폐지하고 헤드쿼터(HQ) 체제를 새로 도입한다. 출자구조와 업종 특성을 고려해 6개 사업군(식품·쇼핑·호텔·화학·건설·렌털)으로 유형화하고 건설과 렌털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사업군에 HQ 조직을 구축한다. 각 사업군 총괄대표 주도로 책임경영과 빠른 실행력을 담보했다. 정보기술(IT)과 데이터·물류 등 그룹 미래 성장을 뒷받침할 회사는 별도로 두고 전략적 육성에 힘을 쏟는다.

롯데지주는 지주사 본연의 업무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계열사는 사업군 중심의 자율경영 체제에 맡기고 지주사는 그룹 전체 전략 수립과 포트폴리오 고도화, 핵심 인재 양성, 미래 신사업 추진의 선봉에 서겠다는 의도다.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역할도 중요해졌다. 그룹 공동대표인 송용덕 부회장이 지원 업무 등 그룹 내부 살림을 챙긴다면 이 부회장은 그룹 미래 전략 수립과 신성장동력 발굴을 진두지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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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HQ 체제 전환을 통해 기존 BU 대비 실행력도 강화했다. 사업군 및 계열사의 중장기 사업 전략을 수립하는 것뿐만 아니라, 재무와 인사 기능도 보강해 사업군의 통합시너지를 도모할 계획이다. 구매, IT, 법무 등의 HQ 통합 운영도 적극적으로 고려한다.

순혈주의 탈피와 신상필벌에 초점을 맞춘 쇄신인사도 단행했다. 신동빈 회장이 그룹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초핵심 인재 확보를 강력히 주문한데 따른 것이다. 순혈주의를 깨는 고강도 인적 쇄신만이 시장 변화에 뒤처진 롯데 유통사업에 반전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P&G와 홈플러스를 거친 김상현 부회장과 모건스탠리PE에서 놀부 대표를 지낸 안세진 사장을 각각 유통과 호텔 사업군 총괄대표로 선임했다. 롯데가 사업 총괄 자리에 외부인사를 앉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통군 총괄대표로 선임된 김 부회장은 글로벌 유통 전문가로 미국 P&G로 입사해 한국 P&G 대표와 동남아시아 총괄사장, 미국 P&G 신규사업 부사장을 거쳤다. 이후 홈플러스 부회장을 지냈으며 2018년부터 DFI 리테일그룹의 동남아시아 유통 총괄대표, H&B 총괄대표를 역임했다. 신임 호텔군 총괄대표로 선임된 안세진 사장은 신사업 전문가다. 글로벌 컨설팅사 출신으로, LG그룹과 LS그룹에서 신사업 및 사업전략을 담당했다. 2018년부터는 모건스탠리PE에서 외식기업 놀부 대표를 역임했다.

김 부회장 앞에는 롯데쇼핑 실적 개선이라는 임무가 산적해있다. 롯데쇼핑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지난 2017년 8010억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내리막이다. 지난해는 3461억원으로 반토막났고 올해는 3분기까지 983억원에 그친다.

롯데는 철저한 성과주의 기조에 따라 승진 임원과 신임 임원 수를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늘렸다. 특히 그룹의 새로운 변화와 혁신 기반을 다지고 있는 이동우 롯데지주 사장과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 뛰어난 실적을 내고 있는 김교현 화학BU장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이동우 부회장은 그룹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변화와 혁신을 주도한 것을 인정받아 승진했다. 이 부회장은 1986년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해 경영지원부문장, 잠실점장을 거쳤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롯데월드 대표를,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롯데하이마트 대표를 역임했다. 작년부터는 롯데지주 공동대표로서 그룹의 비즈니스 전략과 재무 등을 맡고 있다. 이 부회장은 그룹 미래역량 강화를 위해 바이오, 헬스케어 등 신사업을 추진해오고 있으며, ESG 경영 및 브랜드 가치 증진에도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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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 兼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 안세진 롯데그룹 호텔군 총괄대표 兼 호텔롯데 대표이사 사장,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 兼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군 총괄대표 兼 롯데제과 대표이사 사장.>

화학군 총괄대표를 맡게 되는 김교현 부회장은 그룹 내 최고 석유화학 전문가다. 1984년 호남석유화학으로 입사해 신규사업본부장을 지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LC 타이탄 대표로 글로벌 화학 사업을 이끌었으며, 2017년부터 2018년까지 롯데케미칼 대표를 맡았다. 2019년부터 롯데그룹 화학BU장을 역임했으며, 작년부터는 롯데케미칼 통합 대표도 겸직하고 있다.

식품군 총괄대표는 식품BU장 이영구 사장이 맡는다. 이영구 총괄대표는 롯데제과 대표도 겸직한다. 신임 롯데백화점 대표로는 신세계 출신의 정준호 롯데GFR 대표가 내정됐다. 롯데GFR 대표로는 백화점 상품본부장 이재옥 상무가 보임됐다.

고정욱 롯데캐피탈 대표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을 맡는다. 추광식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은 롯데캐피탈 대표로 이동하는 원포인트 인사가 이뤄졌다. 김용석 롯데이네오스화학 대표는 부사장 승진 후 롯데정밀화학 대표로 내정됐다. 정승원 롯데케미칼 전략본부장이 전무 승진 후 롯데이네오스화학의 후임 대표로 보임됐다. 롯데컬처웍스 대표로는 최병환 CGV 전 대표를 부사장 직급으로 영입했다. 롯데멤버스에는 신한DS 디지털본부장 출신 정봉화 상무를 DT전략부문장으로 임명하는 등 외부 인재 3명을 동시 영입해 그룹 디지털 전환 혁신을 가속화한다.

한편 롯데는 여성 및 외국인 임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조직의 다양성을 강화한다. 이번 임원인사를 통해 롯데백화점 우순형 상무, 롯데정보통신 곽미경·강은교 상무, 롯데물산 손유경 상무,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심미향 상무, 롯데정밀화학 강경하 상무 등 총 6명의 신규 여성임원이 배출됐다. 마크 피터스 LC USA 총괄공장장도 신규임원으로 선임됐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