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e스포츠협회와 대한체육회가 공동으로 e스포츠를 매개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한다. 국가올림픽위원회(NOC)와 종목협단체 간 최초 마케팅 협업이다. e스포츠가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처음으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가운데 대한체육회와 한국e스포츠협회가 공동 프로그램을 진행함에 따라 12월 한국e스포츠협회의 대한체육회 가입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25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e스포츠 명예의 전당에서 대한체육회와 공동 마케팅 프로그램 협약을 체결했다. 두 협회는 e스포츠를 매개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에 공헌하기로 뜻을 모았다. 체육회 스포츠 단체 간 마케팅 자산을 공유하고 역량을 통합한다. 아시안 게임에서 '팀 코리아'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다.
조용만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e스포츠는 스포츠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며 “한국e스포츠협회와 함께 e스포츠 우수성을 지속해서 확산시키고 선수 양성과 더불어 나아가 공정하고 즐거운 e스포츠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협약을 맺고 공동 활동을 전개한다는 점에서 내달 있을 한국 e스포츠 협회의 대한체육회 가입을 위한 9부 능선을 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현재 인정단체다. 내달 진행되는 대한체육회 이사회 승인 심사를 통과하면 준회원 자격을 얻는다. 준회원 3년이면 정회원이 된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2018년 자격을 잃은 이후 복귀 기준을 맞춰가고 있다.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e스포츠가 채택돼 가입 기준이 완화됐고 정치권에서도 e스포츠협회의 대한체육회 가입 목소리가 높은 등 가입에 우호적인 분위기다.
대한체육회 내 분위기 변화도 감지된다.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은 2018년 국정감사에서 “e스포츠는 스포츠가 아니라 게임”이라고 말한 바 있으나 올해 국감에서는 “지금은 e스포츠를 체육으로 보는 추세”라고 밝혔다.
대한체육회 회원 유무는 종목 인식과 위상과 직결된다. 대한체육회 사업 참여권이 생긴다. e스포츠 관련 사업을 민간에서 하며 대중 접점을 넓힐 수 있다. 정부기관 사업 의존도를 낮춰 풀뿌리 e스포츠 문화 확산을 기대할 수 있다. 정부 지원예산 확보, 선수관리와 양성, 국군체육부대 e스포츠팀 창설 등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김영만 한국e스포츠협회장는 “공동협약을 통해 e스포츠와 스포츠의 상생 모델을 제시한다"며 “e스포츠 종주국으로 위상을 높이고 견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