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희망고문성' 보상추구행동을 위해 작동하는 뇌영역 유전자가 발견됐다.
한국뇌연구원은 구자욱 정서·인지질환연구그룹 책임연구원이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노력과 보상에서의 불균형을 유도하는 사회적 딜레마 모델에서 개인이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대한 신경생물학적 설명을 찾아내었다고 24일 밝혔다.
레버를 누르면 반대편 먹이 그릇으로부터 먹이를 공급받는 훈련을 받은 3마리의 쥐가 함께 공존하게 되면 한 개체는 레버를 누르지만 먹이를 제대로 얻지 못하는 일꾼(worker) 개체로, 다른 개체들은 레버를 누르지 않고도 먹이를 얻는 기생(parasite) 개체로 분화하게 된다.
모든 개체는 같은 보상 훈련을 받았지만 세 마리가 공존할 때에는 한 마리 '일꾼'쥐의 노력으로 다른 2마리의 '기생'한 쥐들이 보상을 받는 것이다. 실험동물을 이용한 사회성 행동 모델연구에서 '기생' 쥐보다 '일꾼'쥐에서의 전방대상피질(ACC) 활성이 유의미하게 증가돼 있음이 관찰되었다.
해당 뇌 영역의 활성을 억제할 경우 '일꾼'쥐라 하더라도 '기생'쥐와 같이 레버를 누르지 않고 먹이를 기다리는 것이 관찰되었다. 반면, 보상이 주어질 수 있는 환경에 쥐가 혼자 있는 경우 '기생'쥐라 하더라도 레버를 눌러 먹이를 획득하였는데, 전방대상피질 활성을 억제하여도 보상추구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또 연구팀은 해당 행동모델에서 '일꾼'쥐의 전방대상피질에서 뇌신경세포의 활성을 저해하는 GABAA 수용체 및 K+(포타슘) 채널 관련 유전자들이 더 적게 발현함을 밝혀내었다. 이는 해당 유전자들이 '일꾼'쥐에서 관찰되는 전방대상피질의 활성 증가를 설명하는 기전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에는 한국뇌연구원 정세진 연구원과 정민환 KAIST 생명과학과 교수, 안소연 박사과정생, 강유정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기술원과 이종원 연구위원, University of Washington의 제임스킴진석 워싱턴대 교수가 참여했다.
기초과학연구원, 국립보건원, 한국연구재단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 한국뇌연구원 기관고유사업 등의 도움을 받아 진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